총리 "쿼터·관세 등 모든 규제 수단 강구 촉구할 것"
올해 말 총선 앞두고 농민층 표심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폴란드 "밀려드는 우크라 곡물로 시장 교란…EU가 막아달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곡물이 흑해 교역로가 차질을 빚자 육로를 통해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현지 곡물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EU)에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폴란드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을 제한하거나 차단하기 위한 쿼터제, 관세 등 모든 규제 수단을 강구할 것을 (EU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여러 국가 지도자와 함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조치를 요청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작년 2월 개전 이후 흑해 항구가 봉쇄돼 수출길이 막히자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통과하는 대체 육상 수송로를 이용해 수출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후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유럽 국가들에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곡물 가격을 떨어트려 놓아 농가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폴란드 "밀려드는 우크라 곡물로 시장 교란…EU가 막아달라"
특히 폴란드에서는 올해 10∼11월 상·하원 총선이 예정돼 있어,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집권당 '법과 정의당'(PiS)으로선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농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헨리크 코발치크 폴란드 농업부 장관은 이날 농민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에 대한 모든 수입 제한을 해제하는 바람에 시장이 교란됐다며, EU 집행위에 폴란드 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조항을 채택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 다른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도 유사한 조처를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27일 농가에 6억 즐로티(약 1천800억원)의 보상금을 지원한다는 폴란드 정부의 결정을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 보상금 규모가 터무니 없이 적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폴란드 비영리 농업단체 아그로우니아 그룹 설립자 미하우 코워지에이차크는 이날 정부와의 대화에 앞서 "농지 헥타르 당 보상금이 지원돼야 한다"며 "손실을 메우려면 최소 60억 즐로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발치크 장관은 이날 EU와 폴란드 정부가 각각 절반씩 부담해 5억2천만 즐로티(약 1천600억원)를 추가로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