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수산봉에 항공 기상레이더 설치가 추진되는 것을 두고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제주 수산봉 정상 기상레이더 설치 공사에 반발 목소리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절대보전지역과 경관보전지구 1등급으로 분류된 수산봉에 시설물 설치는 무리"라며 기상레이더 설치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수산봉에 설치되는 레이더는 급변풍 등 위험 기상이 자주 발생하는 제주공항 항공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기상청이 설치하는 것으로, 시설물 높이는 철탑과 돔을 포함해 31.2m다.

설치 부지는 관리보전지역 경관보전지구 1등급으로 지정돼 시설물 설치가 금지돼있지만, 조례로 정하는 시설로서 부득이하게 관리보전지역에 있어야 하는 공공시설은 설치할 수 있다.

제주시는 레이더 시설이 통신시설로 공공시설에 해당한다며 설치 허가를 내줬다.

기상청은 앞서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마을과 해안동 등에서도 레이더 설치를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 등에 부닥쳤고, 수산봉을 최종 입지로 선정해 관련 절차를 거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 대해 수산봉이 있는 수산리에서는 찬성했지만 인근 마을에서는 사업 추진에 반발하며 곳곳에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어놓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상레이더 공사로 인해 지역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으며, 보전 가치가 높은 오름 정상부가 훼손되고 있다"며 "제주시는 경관심의를 통해 시설물 설치를 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과거 명도암에 설치하려던 당시에는 오름 정상부에 설치할 계획도 아니었다.

이 시설물이 굳이 보전이 필요한 오름 정상부에 설치될 이유가 없다"며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오름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름 정상부에 시설물 설치가 용인되면 앞으로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기상청은 사업을 중단하고, 오름이 아닌 곳에 환경적 부하를 최소화하고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메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수산봉온 높이가 118.6m인 야트막한 오름으로, 제주올레 16코스에 포함돼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