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팀원에게 언어적 성희롱·성차별을 한 팀장이 팀원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직장 내 언어적 성희롱·성차별로 고통…법원 "위자료 지급해야"
대구지법 민사13단독 남근욱 부장판사는 경북 모 소방서 119안전센터 팀원 A씨가 자신에게 언어적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을 했다며 팀장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B씨는 2021년 8월 야간근무 때 안전센터에서 A씨를 포함한 직원들과 대화 중 "애는 여자 ○○를 먹고 자라야 한다"라고 말한 데 이어, 또 다른 자리에서 "앞으로 A씨가 있을 때는 남자 직원들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라고 발언했다.

이에 A씨는 관할 소방서에 성희롱 신고를 했고 소방서 측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B씨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했다.

A씨는 B씨의 성희롱과 불법행위로 22차례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우울감, 공황장애, 호흡곤란 등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됐다며 B씨에게 위자료로 3천10만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B씨는 A씨 주장이 대부분 허위이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면이 다수 있어 청구가 부당하다고 맞섰다.

남 부장판사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판단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직장 내 언어적 성희롱 내지 성차별 발언을 했고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