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큰 책임, 정치 풀어가려는 노력 아쉽다…野도 책임, 노력해야"
"민주, 이재명 사법 처리 문제에만 집중" 쓴소리…"李, 스스로 선 그어야 당이 살아날 것"
정대철 헌정회장 "협상없는 정치 실종 상태…대화·타협 시급"(종합)
정대철 헌정회장은 27일 "지금 한국은 협상이 없는 정치 실종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된 데에는 큰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헌정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므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야당에도 책임이 있고 노력해야 하지만, 정치를 크게 풀어가려는 대통령의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큰 결단으로 야당을 포용하고, 야당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단적 대결 지양과 포용 정치를 강조하면서 "민주주의 정치의 원칙은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agree to disagree)"라면서 "상대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정치권은 상대방이 다른 게 아니라 잘못됐다고 보고 있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면서 "'나는 옳고 너는 그러다'는 태도에서 심각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선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처리 문제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다른 민생 문제나 정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별로 일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문제는 이 대표에게 해결하도록 하고, 당은 국민 편에서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이 대표가) '내 문제는 나와 몇 사람이 해결할 테니 당은 당대로 열심히 해봐라'라고 해야 한다.

이렇게 스스로 선을 그어야 당이 살아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반대가 있더라도 한일관계를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큰 전제가 앞에 놓여 있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외교 정책은 국익과 국민 의사에 기반을 둬야 한다"며 "피해국인 우리로서는 국민을 잘 설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전직 국회의원 단체인 헌정회는 그 위상에 걸맞게 재정립돼야 한다"며 "헌정회원들이 지닌 경륜과 지혜를 국정에 반영시킬 수 있는 원로기관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국회의장, 여야 대표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헌정회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선진민주정치연구원' 설립, 헌정회원들의 의회정치 경험 재능 기부 활성화 등도 약속했다.

앞서 대한민국 헌정회는 지난 21일 정기총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정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정 회장은 서울 중구에서 9·10·13·14·16대 의원을 역임한 5선 의원 출신으로, 새천년민주당 대표와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등을 지냈다.

헌정회장을 경선으로 선출한 이래 민주당 계열 인사가 당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