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예술가 "홍콩서 민주활동가 언급한 디지털 작품 철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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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트 주간' 전시 작품…친중 매체 "폭력 옹호" 비판
공포영화 '곰돌이 푸' 개봉 취소 이어…"홍콩 표현·예술의 자유 잃어" 미국의 예술가가 홍콩 민주 활동가의 이름을 언급한 자신의 작품이 홍콩에서 철거됐다고 밝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코즈웨이 번화가의 소고 백화점 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지난 17일 첫선을 보인 미국 예술가 패트릭 애매던의 대형 디지털 예술작품 '폭도는 없다, 2023'(No Rioters, 2023)이 전날부터 전시되지 않고 있다.
SCMP는 친중 매체 문회보가 지난 22일 홍콩 반체제 활동가들의 이름을 담은 해당 작품이 폭력을 옹호한다고 비판한 후 해당 작품이 전광판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 당국은 해당 예술 작품과 관련한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문회보는 애매던이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9년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밝혔고 자신의 작품이 초래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내용도 인용했다.
홍콩 행정장관의 자문기구인 행정회의의 로니 퉁 위원은 SCMP에 '폭도는 없다'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은 아닐 수 있어도 선동 혐의로 범죄조례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동죄는 최대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다.
애매던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콩) 정부 요구로 '폭도는 없다'가 철거됐다"며 "친중 매체에 따르면 나는 '친 폭도'다.
그것은 정확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지금 홍콩에 있는지를 묻는 쪽지(DM)를 받았는데 거기엔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도는 없다, 2023'은 검은색과 붉은색 배경에 감시 카메라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등 홍콩 민주 활동가들의 이름과 나이, 혐의, 형량에 대한 정보를 중간중간 살짝 띄운다.
제목 '폭도는 없다'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의 '5대 요구' 중 하나를 뜻한다.
범죄인 송환법안에 대한 반대에서 시작해 민주화 요구로 확대된 당시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가지를 요구하며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범죄인 송환법안은 결국 철회됐지만 홍콩 당국은 시위와 관련해 1만여명을 체포했다.
'폭도는 없다'는 아트 이노베이션 갤러리가 '홍콩 아트 주간 2023'에 맞춰 전시하는 일련의 작품 중 하나다.
'홍콩 아트 주간 2023'은 지난 21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 바젤 홍콩'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행사로 구성된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만에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홍콩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다시 국제도시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공포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의 23일 개봉이 돌연 취소되며 홍콩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과거 '곰돌이 푸' 캐릭터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교하는 풍자가 이어지자 해당 캐릭터에 대해 검열을 진행했다.
AP 통신은 "홍콩 정부가 '폭도는 없다' 철거에 관여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곰돌이 푸: 피와 꿀'의 현지 상영이 취소된 직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아트 이노베이션 갤러리는 AP에 "홍콩 정부가 철거에 관여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홍콩 파트너에 따르면 소고 백화점은 작품 속에 숨겨진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에 우려를 표했고 이를 즉시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도 법적인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소고의 법률팀이 우리에게 그러한 내용이 해당 작품에 들어있는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물었다"고 덧붙였다.
애매던은 AP에 "중국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하지 않고 홍콩을 감시 국가로 만들지 않은 척하며 '홍콩 아트 위크'를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홍콩이 더 이상 예전의 홍콩이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며, 홍콩은 표현과 예술의 자유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공포영화 '곰돌이 푸' 개봉 취소 이어…"홍콩 표현·예술의 자유 잃어" 미국의 예술가가 홍콩 민주 활동가의 이름을 언급한 자신의 작품이 홍콩에서 철거됐다고 밝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코즈웨이 번화가의 소고 백화점 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지난 17일 첫선을 보인 미국 예술가 패트릭 애매던의 대형 디지털 예술작품 '폭도는 없다, 2023'(No Rioters, 2023)이 전날부터 전시되지 않고 있다.
SCMP는 친중 매체 문회보가 지난 22일 홍콩 반체제 활동가들의 이름을 담은 해당 작품이 폭력을 옹호한다고 비판한 후 해당 작품이 전광판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 당국은 해당 예술 작품과 관련한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문회보는 애매던이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9년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밝혔고 자신의 작품이 초래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내용도 인용했다.
홍콩 행정장관의 자문기구인 행정회의의 로니 퉁 위원은 SCMP에 '폭도는 없다'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은 아닐 수 있어도 선동 혐의로 범죄조례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동죄는 최대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다.
애매던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콩) 정부 요구로 '폭도는 없다'가 철거됐다"며 "친중 매체에 따르면 나는 '친 폭도'다.
그것은 정확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지금 홍콩에 있는지를 묻는 쪽지(DM)를 받았는데 거기엔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도는 없다, 2023'은 검은색과 붉은색 배경에 감시 카메라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등 홍콩 민주 활동가들의 이름과 나이, 혐의, 형량에 대한 정보를 중간중간 살짝 띄운다.
제목 '폭도는 없다'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의 '5대 요구' 중 하나를 뜻한다.
범죄인 송환법안에 대한 반대에서 시작해 민주화 요구로 확대된 당시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가지를 요구하며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범죄인 송환법안은 결국 철회됐지만 홍콩 당국은 시위와 관련해 1만여명을 체포했다.
'폭도는 없다'는 아트 이노베이션 갤러리가 '홍콩 아트 주간 2023'에 맞춰 전시하는 일련의 작품 중 하나다.
'홍콩 아트 주간 2023'은 지난 21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 바젤 홍콩'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행사로 구성된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만에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홍콩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다시 국제도시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공포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의 23일 개봉이 돌연 취소되며 홍콩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과거 '곰돌이 푸' 캐릭터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교하는 풍자가 이어지자 해당 캐릭터에 대해 검열을 진행했다.
AP 통신은 "홍콩 정부가 '폭도는 없다' 철거에 관여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곰돌이 푸: 피와 꿀'의 현지 상영이 취소된 직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아트 이노베이션 갤러리는 AP에 "홍콩 정부가 철거에 관여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홍콩 파트너에 따르면 소고 백화점은 작품 속에 숨겨진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에 우려를 표했고 이를 즉시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도 법적인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소고의 법률팀이 우리에게 그러한 내용이 해당 작품에 들어있는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물었다"고 덧붙였다.
애매던은 AP에 "중국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하지 않고 홍콩을 감시 국가로 만들지 않은 척하며 '홍콩 아트 위크'를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홍콩이 더 이상 예전의 홍콩이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며, 홍콩은 표현과 예술의 자유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