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재무부 "완화조치 마련중"
IMF "남아공 올해 성장률 0.1%"…경기침체 위험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0.1%로 예상하며 급격한 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을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 매체 IOL에 따르면 IMF는 남아공의 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2%에서 0.1%로 대폭 낮췄다.

파파 은다예 IMF 아프리카 담당 연구부장은 최근 남아공 현지 실사를 마치고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남아공의 단기 성장 전망이 악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남아공 중앙은행이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0.3%보다도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은다예 연구부장은 "남아공의 경제적·사회적 도전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 인프라와 물류의 병목 현상이 발목을 잡으며 침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 경제는 지난해 4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1.3% 감소하며 올해 1분기도 역성장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

IMF는 중기적으로는 경기가 반등해 연간 1.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1인당 소득은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은다예 연구부장은 "상품과 노동 시장의 경직성, 인적 자본 제약과 같은 오랜 구조적 장애물이 에너지 공급 개선,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민간 지출 증가, 더욱 우호적인 외부 환경 등을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MF는 기대인플레이션율(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을 잘 관리해 온 남아공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통화 정책에 기반한 충분한 외부 자산, 낮은 수준의 외화 부채, 다각화한 경제, 정교한 금융 시스템, 유연한 환율 체제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잠재적 성장률을 계속 끌어올리고,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줄이는 한편 새로 진입하는 노동자를 흡수하고,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추가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남아공 재무부는 이에 대해 "IMF의 조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과 관련한 대부분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완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에서는 고질적인 전력난이 최근 더욱 악화하면서 하루 6∼12시간의 단전을 감당해야 하는 순환단전(로드셰딩)이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있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하루 6∼12시간의 순환단전으로 매일 2억400만∼8억9천900만 랜드(145억∼64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