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화학사로 분할…독립경영으로 효율성 향상·기업 재평가 기대
주총 문턱 넘은 OCI 인적분할…"사업별 전문성 강화"(종합)
OCI가 주력 사업인 화학 부문의 인적 분할을 확정했다.

OCI는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은 출석 주주 80%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번 인적 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된다.

OCI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성장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분할 후 존속법인 OCI홀딩스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사업과 도시개발 사업을, 신설법인 OCI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특히 화학 부문은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신규 성장동력 발굴과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인적 분할을 통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가려져 있던 기존 화학 사업의 가치와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사업 간 분리를 통해 전문적 의사 결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노린다는 게 회사 측의 구상이다.

하지만 인적분할을 앞두고 '자사주 마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OCI의 인적분할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자사주의 마법이란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기존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사주의 마법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OCI의 자사주 지분율은 1.26%에 불과해 자사주 마법 효과를 논의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란 것이다.

주총 문턱 넘은 OCI 인적분할…"사업별 전문성 강화"(종합)
주총장에서도 긴장감이 돌았다.

한 주주는 "OCI가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고,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OCI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주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백우석 OCI 회장은 "자사주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취득한 것"이라며 "분할계획을 공시한 후 지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적 최소 요건에 해당하는 30만주를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분할은 사업별 전문성 강화 및 최적화 투자 전략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되면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모두 보유 중인 자사주는 소각할 것"이라고 주주 환원 정책도 설명했다.

인적 분할로 기존 회사 주주는 OCI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는다.

분할 비율은 OCI홀딩스 69%, OCI 31%다.

분할기일은 5월 1일이다.

신설법인은 5월 29일 상장 예정이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보여주신 주주 여러분들의 성원과 지지에 감사드린다"면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그룹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별 전문성 강화 및 최적화 투자 전략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