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 "동결한다면 WSJ 알렸다"…25bp 인상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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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화) 뉴욕 금융시장>
▶주가 상승=S&P500 +1.30%, 나스닥 +1.58%
▶금리 상승=미 국채 10년물 3.607%(+12.2bp)
▶유가 상승=WTI 배럴당 67.64달러(+1.35%)
21일(미 동부시간)만 보면 뉴욕 금융시장은 지난 2주간의 은행 위기에서 벗어나 완전히 정상화되었습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와 유가가 오르고, 채권 가격과 금은 하락했습니다.
은행 위기로 움츠렸던 시장은 확연히 회복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주말 사이 UBS와 크레디스위스 합병과정에서 스위스 정부가 신종자본증권, AT1 채권을 전액 상각해 채권 시장이 흔들렸었는데요. 어제 오후 유럽 금융당국과 영국은행 등이 나서 "여전히 AT1 채권 투자자보다 주주가 먼저 손실을 보게 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불안감이 상당히 해소됐습니다.
미국에서는 블룸버그가 어젯밤 "미 재무부가 25만 달러가 넘는 은행들의 예금도 전액 보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지역 은행을 둘러싼 불안감이 가라앉는 분위기입니다. 미중소은행연합(MBCA)에서 "모든 예금이 4대 초대형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 큰 패닉에 빠질 위험해 처해 있다"라며 요구한 것입니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오늘 아침 7시 미리 공개한 은행가협회 연설문에서 "우리의 개입은 더 광범위한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필요했다. 그리고 소규모 은행이 전염 위험이 있는 예금 이탈을 겪으면 유사한 조치를 보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설문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은행가협회 행사보다 세 시간 전인 아침 7시에 언론에 미리 공개됐습니다. 개장 전부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옐런은 25만 달러 이상 예금도 전액 보장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지도록 발언했습니다. 여기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의회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트워달 애널리스트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모든 예금을 보장하기로 할 수 있다는 추측이 있다. 실제 FDIC의 보험 한도를 변경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그것이 곧 다루어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실제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법제화하지 않더라도 옐런이 저런 식으로 발언하고, 은행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이나 시그니처 은행처럼 예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하면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 금융업계 CEO들이 은행가협회 회의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 이벤트입니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유럽 증시에서 UBS의 주가는 12.12% 상승했고 도이치뱅크(+6.5%) BNP파리바(4.15%) 등 은행주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독일(DAX +1.7%) 영국(FTSE +1.79%) 프랑스(CAC +1.42%) 등 주요국 증시도 모두 급등했습니다. 또 은행 위기 가능성에 하락하던 각국의 국채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으로 이어졌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종일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오후 4시 50분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8.0bp 상승한 4.171%, 10년물은 12.2bp 오른 3.607%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1%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후가 되자 상승세는 더 커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0.98%, S&P500 지수는 1.3% 올랐고 나스닥은 1.58%나 뛰었습니다. S&P500 지수는 4002.87을 기록, 다시 4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지난주 한때 30을 넘었던 변동성 지수(VIX)는 11.47%나 떨어져 21.38로 마감했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30%가량 올랐습니다. 옐런의 발언이 우려를 완화했습니다.
팩웨스트 은행은 18% 올랐고, 키코프와 코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도 모두 9% 이상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강세도 이어졌습니다. 테슬라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인 Baa3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7% 이상 올랐습니다. 아마존이 3%가량 올랐고 메타가 2%, 애플은 1.2% 상승했습니다. 오늘 상황만 보면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은 잠잠해졌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내놓는 Fed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입니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 시장 베팅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내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86%(전날 73%)까지 높아졌습니다. 최종금리 예상도 다시 5% 위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증시에선 FOMC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번 은행 불안을 겪으면서 Fed는 확실히 추가 긴축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제 더는 제롬 파월 의장에게서 "50bp 인상의 문을 열어놓겠다"라는 등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말은 들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실제 Fed워치 시장에서는 이달 25bp(86.4%), 5월 25bp(59.8%)를 올려 기준금리를 5.0~5.25%까지 높인 뒤 6월에는 동결(48.0%), 7월부터 25bp 인하(45.7%)를 시작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4.25~4.5%(32.1%)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초반보다는 확연히 최종금리 예상이 높아졌지만, 위기 가능성이 사라진 데 따른 반대급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금융위기는 터지지 않고, Fed는 이번에 인상하든 않든 긴축의 끝으로 다가가고 있다면 주식에는 좋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 탓인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달러(ICE 달러인덱스)는 오늘도 0.06% 내리면서 103.22를 기록했습니다. 4일 연속 하락(최근 9일 중 8일 하락)세를 보이며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내려간 것입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 등도 Fed의 온화한 25bp 인상을 지원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4.5% 증가한 연율 458만 채를 기록했습니다. 13개월 연속 감소세가 꺾인 것일 뿐 아니라 2020년 7월 이후 최대 증가 폭입니다. 월가 예상(5.0% 증가)도 크게 상회했습니다. 2월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3월에 이런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100%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은행들이 3월에는 모기지 대출 승인을 확 줄였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게다가 2월 매매 중간값은 1년 전보다 0.2% 하락해 36만3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2월 이후 약 11년(131개월) 만에 처음 하락한 것입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3월 비제조업 활동 지수는 -12.8로 전월(3.2)보다 크게 떨어져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신규주문은 22포인트 하락한 -15.4, 고용은 13포인트 하락한 3.2, 물가는 11포인트 내린 37.9를 나타내는 등 모두 떨어졌습니다. Fed에게는 긍정적인 경기 둔화의 조짐을 보인 것이죠. ▷캐나다의 2월 소비자물가(CPI)는 전월보다 0.4% 상승해 예상(0.6%)을 밑돌았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5.2% 올라 1월(5.9%)이나 예상(5.4%)보다 둔화되었습니다. 라스무센은 "지난달 긴축 정책을 조기에 중단한 캐나다 중앙은행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데이터다. 인플레이션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연말 3%에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는 내일 25bp 인상을 점치는 곳이 대다수입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그렇게 예상합니다.
S&P글로벌의 폴 그루덴왈드 이코노미스트는 "핵심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으며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금융 안정을 주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25bp 인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메시지는 좀 더 부드럽고 완화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Fed가 이러한 시장 예측을 무시하고 금리 인상 주기를 중단한다면 더 큰 패닉을 촉발할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애런 전략가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나는 더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브랜든 머피 채권 책임자도 "25bp를 올리지 않으면 일부에선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Fed의 결의에 의문을 제기해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시 중지는 인플레이션 목표에 반하는 금융여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동결을 주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바클레이스 등입니다. 오늘 아침 유명 투자자 빌 애커먼은 ”금융 안정이 연준의 첫 번째 책임이다, 금리를 인상하고 시스템에 추가 압력을 가할 환경이 아니다"라며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여기에 "Fed는 금리를 최소 50bp 인하해야 한다"라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핌코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폴 맥컬리는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하다. 위험 관리 관점에서 볼 때 내일 긴축해야 할 이유를 생각해낼 수가 없다. 시장이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경제와 금융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하는 긴축 사이클의 끝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건 위기 가능성이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수록 뭔가 문제가 드러날 것입니다. 이번 SVB, 시그니처 은행 등이 그런 문제를 먼저 노출한 것이고요.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아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3월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큰 위험으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신용 위기를 꼽았습니다. 31%가 이렇게 꼽았고요. 인플레이션이 2위였는데, 24%가 이걸 선택했습니다. 신용 위기가 가장 발생할 것 같은 부분으로는 미국의 섀도 뱅킹, 즉 그림자 금융을 들었습니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은행, 파생상품 등을 뜻합니다. 또 미국의 기업 부채와 선진국 부동산 시장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4위로 떨어졌습니다. 신용 위험 외에도 투자자들은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지난 11월 이후 다시 상승해 참여자의 순 42%가 향후 12개월 내 침체를 예상했습니다.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은 5.25~5.5%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달 조사 때보다 25bp가 높은 것입니다. 가장 붐비는 거래로는 유럽 주식 매수, 달러 매수, 중국 주식 매수를 꼽았습니다. 미국보다 유럽의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이가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들은 은행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는 것보다 25% 많았습니다.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높습니다. 또 역사적 평균에 비춰보면 현금과 신흥국 주식, 대체투자, 헬스케어 주식에 대한 비중이 높았고 미국 주식, 주식, 임의소비재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여 놓았습니다. 주식으로만 따지면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산업주 등의 비중이 높았고 임의소비재와 유틸리티, 기술주, 은행주 보유 비중이 적었습니다. 이 조사는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고 자산 5480억 달러를 관리하는 212명이 참여했습니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전에 조사됐다는 점은 고려하셔야겠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골드만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25bp 인상을 점치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브라이언 빙엄 트레이더가 쓴 것입니다.
▷ 금리 25bp 인상
그는 "기준 시나리오는 Fed가 25bp를 인상하는 것이다. 만약 25bp 인상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월스트리트저널(닉 티미라오스 기자)을 통해 시장에 대한 가이던스를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데이터 의존하겠다" 유지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선제적 가이던스를 어떻게 주느냐가 초점이 되어야 한다. Fed는 5월에는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고 밝히고 금리를 유지하는 게 우리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은행들의 대출 축소가 가시화된다면 올해 중반께 금리 인하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점도표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의 경우 기존 5.1%에서 5.375%로 높일 것으로 봤습니다. 이게 5월, 6월로 향하는 Fed에게 선택 범위를 넓혀줄 것으로 봤습니다.
▷양적 긴축(QT)
QT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는 변화를 주지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과연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트레이딩 데스크의 의견 중 어디가 맞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주가 상승=S&P500 +1.30%, 나스닥 +1.58%
▶금리 상승=미 국채 10년물 3.607%(+12.2bp)
▶유가 상승=WTI 배럴당 67.64달러(+1.35%)
21일(미 동부시간)만 보면 뉴욕 금융시장은 지난 2주간의 은행 위기에서 벗어나 완전히 정상화되었습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와 유가가 오르고, 채권 가격과 금은 하락했습니다.
은행 위기로 움츠렸던 시장은 확연히 회복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주말 사이 UBS와 크레디스위스 합병과정에서 스위스 정부가 신종자본증권, AT1 채권을 전액 상각해 채권 시장이 흔들렸었는데요. 어제 오후 유럽 금융당국과 영국은행 등이 나서 "여전히 AT1 채권 투자자보다 주주가 먼저 손실을 보게 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불안감이 상당히 해소됐습니다.
미국에서는 블룸버그가 어젯밤 "미 재무부가 25만 달러가 넘는 은행들의 예금도 전액 보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지역 은행을 둘러싼 불안감이 가라앉는 분위기입니다. 미중소은행연합(MBCA)에서 "모든 예금이 4대 초대형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 큰 패닉에 빠질 위험해 처해 있다"라며 요구한 것입니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오늘 아침 7시 미리 공개한 은행가협회 연설문에서 "우리의 개입은 더 광범위한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필요했다. 그리고 소규모 은행이 전염 위험이 있는 예금 이탈을 겪으면 유사한 조치를 보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설문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은행가협회 행사보다 세 시간 전인 아침 7시에 언론에 미리 공개됐습니다. 개장 전부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옐런은 25만 달러 이상 예금도 전액 보장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지도록 발언했습니다. 여기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의회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트워달 애널리스트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모든 예금을 보장하기로 할 수 있다는 추측이 있다. 실제 FDIC의 보험 한도를 변경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그것이 곧 다루어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실제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법제화하지 않더라도 옐런이 저런 식으로 발언하고, 은행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이나 시그니처 은행처럼 예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하면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 금융업계 CEO들이 은행가협회 회의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 이벤트입니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유럽 증시에서 UBS의 주가는 12.12% 상승했고 도이치뱅크(+6.5%) BNP파리바(4.15%) 등 은행주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독일(DAX +1.7%) 영국(FTSE +1.79%) 프랑스(CAC +1.42%) 등 주요국 증시도 모두 급등했습니다. 또 은행 위기 가능성에 하락하던 각국의 국채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으로 이어졌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종일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오후 4시 50분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8.0bp 상승한 4.171%, 10년물은 12.2bp 오른 3.607%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1%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후가 되자 상승세는 더 커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0.98%, S&P500 지수는 1.3% 올랐고 나스닥은 1.58%나 뛰었습니다. S&P500 지수는 4002.87을 기록, 다시 4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지난주 한때 30을 넘었던 변동성 지수(VIX)는 11.47%나 떨어져 21.38로 마감했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30%가량 올랐습니다. 옐런의 발언이 우려를 완화했습니다.
팩웨스트 은행은 18% 올랐고, 키코프와 코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도 모두 9% 이상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강세도 이어졌습니다. 테슬라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인 Baa3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7% 이상 올랐습니다. 아마존이 3%가량 올랐고 메타가 2%, 애플은 1.2% 상승했습니다. 오늘 상황만 보면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은 잠잠해졌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내놓는 Fed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입니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 시장 베팅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내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86%(전날 73%)까지 높아졌습니다. 최종금리 예상도 다시 5% 위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증시에선 FOMC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번 은행 불안을 겪으면서 Fed는 확실히 추가 긴축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제 더는 제롬 파월 의장에게서 "50bp 인상의 문을 열어놓겠다"라는 등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말은 들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실제 Fed워치 시장에서는 이달 25bp(86.4%), 5월 25bp(59.8%)를 올려 기준금리를 5.0~5.25%까지 높인 뒤 6월에는 동결(48.0%), 7월부터 25bp 인하(45.7%)를 시작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4.25~4.5%(32.1%)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초반보다는 확연히 최종금리 예상이 높아졌지만, 위기 가능성이 사라진 데 따른 반대급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금융위기는 터지지 않고, Fed는 이번에 인상하든 않든 긴축의 끝으로 다가가고 있다면 주식에는 좋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 탓인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달러(ICE 달러인덱스)는 오늘도 0.06% 내리면서 103.22를 기록했습니다. 4일 연속 하락(최근 9일 중 8일 하락)세를 보이며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내려간 것입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 등도 Fed의 온화한 25bp 인상을 지원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4.5% 증가한 연율 458만 채를 기록했습니다. 13개월 연속 감소세가 꺾인 것일 뿐 아니라 2020년 7월 이후 최대 증가 폭입니다. 월가 예상(5.0% 증가)도 크게 상회했습니다. 2월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3월에 이런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100%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은행들이 3월에는 모기지 대출 승인을 확 줄였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게다가 2월 매매 중간값은 1년 전보다 0.2% 하락해 36만3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2월 이후 약 11년(131개월) 만에 처음 하락한 것입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3월 비제조업 활동 지수는 -12.8로 전월(3.2)보다 크게 떨어져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신규주문은 22포인트 하락한 -15.4, 고용은 13포인트 하락한 3.2, 물가는 11포인트 내린 37.9를 나타내는 등 모두 떨어졌습니다. Fed에게는 긍정적인 경기 둔화의 조짐을 보인 것이죠. ▷캐나다의 2월 소비자물가(CPI)는 전월보다 0.4% 상승해 예상(0.6%)을 밑돌았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5.2% 올라 1월(5.9%)이나 예상(5.4%)보다 둔화되었습니다. 라스무센은 "지난달 긴축 정책을 조기에 중단한 캐나다 중앙은행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데이터다. 인플레이션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연말 3%에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는 내일 25bp 인상을 점치는 곳이 대다수입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그렇게 예상합니다.
S&P글로벌의 폴 그루덴왈드 이코노미스트는 "핵심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으며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금융 안정을 주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25bp 인상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메시지는 좀 더 부드럽고 완화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Fed가 이러한 시장 예측을 무시하고 금리 인상 주기를 중단한다면 더 큰 패닉을 촉발할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애런 전략가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나는 더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브랜든 머피 채권 책임자도 "25bp를 올리지 않으면 일부에선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Fed의 결의에 의문을 제기해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시 중지는 인플레이션 목표에 반하는 금융여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동결을 주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바클레이스 등입니다. 오늘 아침 유명 투자자 빌 애커먼은 ”금융 안정이 연준의 첫 번째 책임이다, 금리를 인상하고 시스템에 추가 압력을 가할 환경이 아니다"라며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여기에 "Fed는 금리를 최소 50bp 인하해야 한다"라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핌코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폴 맥컬리는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하다. 위험 관리 관점에서 볼 때 내일 긴축해야 할 이유를 생각해낼 수가 없다. 시장이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경제와 금융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하는 긴축 사이클의 끝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건 위기 가능성이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수록 뭔가 문제가 드러날 것입니다. 이번 SVB, 시그니처 은행 등이 그런 문제를 먼저 노출한 것이고요.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아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3월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큰 위험으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신용 위기를 꼽았습니다. 31%가 이렇게 꼽았고요. 인플레이션이 2위였는데, 24%가 이걸 선택했습니다. 신용 위기가 가장 발생할 것 같은 부분으로는 미국의 섀도 뱅킹, 즉 그림자 금융을 들었습니다.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은행, 파생상품 등을 뜻합니다. 또 미국의 기업 부채와 선진국 부동산 시장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4위로 떨어졌습니다. 신용 위험 외에도 투자자들은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지난 11월 이후 다시 상승해 참여자의 순 42%가 향후 12개월 내 침체를 예상했습니다.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은 5.25~5.5%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달 조사 때보다 25bp가 높은 것입니다. 가장 붐비는 거래로는 유럽 주식 매수, 달러 매수, 중국 주식 매수를 꼽았습니다. 미국보다 유럽의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이가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이들은 은행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답변이 그렇지 않다는 것보다 25% 많았습니다.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높습니다. 또 역사적 평균에 비춰보면 현금과 신흥국 주식, 대체투자, 헬스케어 주식에 대한 비중이 높았고 미국 주식, 주식, 임의소비재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여 놓았습니다. 주식으로만 따지면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산업주 등의 비중이 높았고 임의소비재와 유틸리티, 기술주, 은행주 보유 비중이 적었습니다. 이 조사는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고 자산 5480억 달러를 관리하는 212명이 참여했습니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전에 조사됐다는 점은 고려하셔야겠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골드만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25bp 인상을 점치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브라이언 빙엄 트레이더가 쓴 것입니다.
▷ 금리 25bp 인상
그는 "기준 시나리오는 Fed가 25bp를 인상하는 것이다. 만약 25bp 인상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월스트리트저널(닉 티미라오스 기자)을 통해 시장에 대한 가이던스를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데이터 의존하겠다" 유지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선제적 가이던스를 어떻게 주느냐가 초점이 되어야 한다. Fed는 5월에는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고 밝히고 금리를 유지하는 게 우리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은행들의 대출 축소가 가시화된다면 올해 중반께 금리 인하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점도표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의 경우 기존 5.1%에서 5.375%로 높일 것으로 봤습니다. 이게 5월, 6월로 향하는 Fed에게 선택 범위를 넓혀줄 것으로 봤습니다.
▷양적 긴축(QT)
QT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는 변화를 주지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과연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트레이딩 데스크의 의견 중 어디가 맞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