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의 변신…“침체 확률 91%”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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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선택…“25bp 올리고 비둘기 발언”
미국 중앙은행(Fed)의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월 금리 결정을 놓고 시장 전망은 춤을 춰왔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던 이달 초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이 75%를 넘어섰으나, 은행 위기가 불거진 후엔 동결 확률이 70%에 육박했습니다. 지금은 25bp 올릴 확률이 85%에 달합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이번에 금리를 25bp 올리고, 파월 의장이 시장 달래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금리를 동결하지 않더라도 “금융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도로 완화적 메시지를 낼 것이란 얘기입니다.
폴 맥컬리 전 핌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enough is enough)”며 금리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은행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일각의 이런 주장을 반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침체 가능성 기정사실화하는 월가
월스트리트에선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 높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웰스파고는 “12개월 내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미 국채 10년물과 1년물의 역전(침체 신호)이 작년 8월 임계점을 돌파했는데, 이로 미뤄볼 때 연내 침체 확률이 91%로 계산됐다는 겁니다.
웰스파고는 “1955년 이후 Fed 금리가 국채 10년물 금리의 저점을 돌파했을 때마다 18개월 내 침체가 닥쳤고 통화 정책 변화(피봇)를 수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릭 존스톤 캔터피츠제럴드 분석가는 “증시는 아직 침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존스톤 분석가는 “채권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훨씬 빠른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정확한 바닥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만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해야 할 시기”라며 “침체로 향할 때는 경기 순환주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순환주엔 전자 자동차 항공 건설 금융 의류 호텔 식당 등의 업종이 포함됩니다.
브렌던 머피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 채권책임자는 “Fed의 작년 긴축했던 데 따른 지연 효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 위기까지 터진 상태”라며 “디스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성장의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부연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위기가 전반적인 대출 긴축으로 확대되면서 경제 활동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대기업보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소기업과 가계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올 하반기 완만한 침체가 닥치고, 내년 2분기엔 실업률이 4.7%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 실업률은 2월 기준 3.6%입니다.
◆흑자 전환한 나이키…미지근한 나이키 실적
대표적인 밈 주식(유행 종목)으로 꼽혀온 게임스톱 주가는 뉴욕증시 폐장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40%가량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덕분입니다.
게임스톱의 조정치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16센트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1년 전엔 -49센트였습니다. 매출은 22억3000만달러로, 1년 전(22억5000만달러)과 비슷했습니다.
게임스톱은 “구조조정 등 적극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의 같은 분기 영업비용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미적지근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 주가가 다소 부진한 모습입니다. EPS는 79센트(예상치 55센트), 매출은 123억9000만달러(예상치 114억7000만달러)였습니다만, 범중국권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습니다. 시장에선 20억3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9억9000만달러였습니다.
나이키의 재고는 89억달러로, 예상치(89억8000만달러)보다 조금 적었습니다. 재고 관리는 잘한 겁니다.
◆깜짝 늘어난 주택 거래…왜?
미국의 2월 기준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깜짝 늘어났습니다. 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 대비 14.5% 급증했습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였던 2020년 7월 이후 최대 폭입니다. 다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22.6% 하락했습니다.
집 거래가 갑자기 늘어난 건 저가 매수세 유입 때문입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지자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였던 겁니다. 2월의 주택 중간값은 36만3000달러였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0.2% 떨어졌습니다. 전달 대비로 꾸준히 하락해온 집값이 전년 동기 기준으로도 떨어진 건 2012년 2월 이후 처음입니다.
◆크게 둔화한 캐나다 물가
캐나다의 2월 기준 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기 대비 5.2%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치 평균(5.4%)을 밑돌았습니다. 1월의 5.9% 상승률보다 뚝 떨어졌습니다.
캐나다 인플레이션은 작년 6월 8.1%를 찍은 뒤 꾸준히 하향세입니다. 2월 수치는 캐나다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