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차이잉원 총통(사진)의 미국 방문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중앙아메리카(중미) 2개국을 방문하면서 미국을 경유하는 형식이지만 차이 총통이 미 정부 또는 의회 요인과 공식 회동할 경우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대만 총통부는 21일 차이 총통이 ‘민주의 파트너, 공영(共榮)의 여행’이라는 테마를 내걸고 이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면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한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오는 29일 대만을 떠나 30일부터 뉴욕 경유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달 1일 과테말라에 도착한다. 그는 다음달 3일 두 번째 방문국인 벨리즈에 도착해 일정을 진행한 다음 5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한 뒤 7일 대만으로 돌아온다.

대만과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미국 경유 때 로널드 레이건 재단과 연구소의 초청에 따라 캘리포니아 남부의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 등 미국 요인들과 공식적으로 회동할 경우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차이 총통이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대만 해협에서의 공격적 행동의 수위를 높이기 위한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