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용품에 둘러싸인 반려동물…SNS엔 스타 개·고양이
1천300만원 저택·티파니 밥그릇…'그 개들이 사는 세상'
1천300만원짜리 2층 저택, 명품 보석업체 티파니앤코에서 나온 밥그릇, 용도별로 옷을 수납할 수 있는 전용 옷장….
언뜻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소셜미디어에서나 볼 수 있는 풍족한 생활환경 같지만, 사실은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이 이러한 럭셔리 제품의 주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간들의 아낌 없는 금전적 애정 표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반려동물들의 삶을 20일(현지시간) 조명했다.

로비 티머스는 태국에 있는 자택 뒤뜰에 반려견 5마리를 위한 특별한 집을 지었다.

그는 총 1만달러(약 1천300만원)를 들여 에어컨과 보안 카메라, 스마트 전등 등을 갖춘 약 3m 높이 현대식 '2층 저택'을 만들었다.

티머스는 반려견들에게 안락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수영장도 만들고 싶었으나 아내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밝혔다.

티머스는 반려견 저택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했지만, 정작 개들에게는 이 저택이 인기가 없다고 한다.

개들은 그 집을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을 정도다.

그는 "그 집에는 모든 것이 다 있는데 개만 없다"며 아쉬워했다.

세계적 호텔 체인 힐튼 그룹의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턴도 에어컨과 샹들리에, 발코니 등을 갖춘 반려견 전용 스페인식 빌라를 인스타그램에서 자랑했었다.

3천750∼5천달러(500∼600만원)대 반려견 집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사라 피후안은 소셜미디어가 고급 반려동물 용품 유행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 사는 고객에게 일본 찻집 스타일 개집을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미 웬만한 셀럽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 동물들이 활동하고 있다.

1천300만원 저택·티파니 밥그릇…'그 개들이 사는 세상'
'더그 더 퍼그'는 인스타그램에서 369만3천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견이다.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더그는 특히 남다른 패션으로 유명한데, 그의 약 4.5m 높이 옷장은 카우보이모자, 캐시미어 스웨터, 무지개 선글라스, 가죽 재킷 등으로 가득 차 있다.

견주 레슬리 모저는 더그를 위해 애슬레저(운동복 겸 일상복), 목욕 의상 등 용도별로 수납할 수 있는 특별 옷장을 주문한 것이라며 "내 옷장보다 크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가장 많은 고양이로 기네스에 등재된 '날라 캣'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집 마당과 벽면에는 언제든지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인 '캣 트리'와 '캣 월'이 있다.

하지만 날라는 종이상자에서 자는 것을 더 좋아한다.

미국 예능 프로그램 '베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The Real Housewives of Beverly Hills)에 출연한 리사 밴더펌프는 집에 개 6마리, 백조 4마리, 소형 말 2마리 등이 사는 동물원을 꾸며놨다.

그 중 '퍼피'라는 포메라니안 개는 늘 랄프로렌 캐시미어 목티와 같은 고급 의상을 차려입고 잘 때는 잠옷을 입는다.

밴더펌프는 반려견들이 375달러(약 500만원)짜리 침대에서 자고, 데친 연어, 유기농 치킨 등 인간이 먹는 음식을 티파니앤코 그릇에 담아 먹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고급 반려동물용 시설·용품은 사용기한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인테리어채널 HGTV의 쇼에서 의뢰인 집에 동물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재스민 로스는 반려견을 위해 계단 밑 공간을 고급 벽지와 거울 등으로 꾸몄지만, 반려견이 죽은 뒤에는 어린 딸만이 그 좁은 공간을 드나들 수 있다고 말했다.

1천300만원 저택·티파니 밥그릇…'그 개들이 사는 세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