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것도 모르네" 탁현민 지적 '가짜뉴스'…KBS도 오보 사과

탁현민 페북 글에 '일부 거짓 정보' 딱지 붙어
'특정 각도 촬영된 사진 기반한 사실 오도'
KBS "尹, 일장기에만 경례" 오보 후 공식 사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한일 정상회담 의전을 비판했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작성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관련 게시물에 '일부 거짓 정보'라는 페이스북 표식 딱지가 붙었다.

21일 AFP 홈페이지와 정치권에 따르면 탁 전 비서관은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16일 페이스북에 "의장대 사열 시 양 정상은 각각 자국기에 경례하고 지나는 것인데 태극기에 경례하고 다시 고개 숙여 일장기에 경례하는…어처구니없음"이라고 적었다. 사진 밑에는 ‘일부 거짓 정보. 독립적인 팩트 체크 기관에서 확인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현재 해당 글은 탁 전 비서관의 페이스북에 노출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프랑스 통신사 AFP의 사실 확인(팩트 체크)에 따라 표식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AFP 등이 포함된 IFCN(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과 제휴를 맺고, 허위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되는 게시물에 이 같은 문구를 추가하고 있다.

AFP는 특정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을 바탕으로 한 이런 게시물들이 일부 이용자들이 사실을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해당 글을 삭제한 것과 관련 연합뉴스에 "원래 쓴 글은 어차피 다 나온 이야기라 지워버렸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 측에서) '특정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에 기반한 오도'라고 하던데 저는 윤 대통령이 일장기에 경례했다는 글만 썼다"며 "방문국의 대통령이 자국기에 경례한 후 일본 총리와 같이 공동으로 경례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을 하며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대통령실은 탁 전 비서관의 지적에 "방문국인 일본의 의전 프로토콜에 따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와 함께 국기에 대한 예를 표했고, 이에 앞서 태극기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어 정중한 예를 표한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사례는 2022년 9월에도 있었다. 당시 탁 전 비서관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조문록 작성 방식에 대해 "윤 대통령만 왼쪽 페이지에 조문록을 쓴다"면서 지적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다른 정상들도 조문록을 왼쪽에 작성한 경우가 많았다.

그는 대통령실 의전 홍보 담당자들이 연출에 소홀한 것을 번번이 지적해오고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분들 정말 모르는구나. 저한테 외교 행사나 의전행사를 자문해준 사람들이 여전히 현직에 있는데 어떻게 이런 걸 모를 수가 있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전 절차는) 외교부에서 정한 거고. 그걸 여태까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사용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짜 순수한 마음에서 제안해 드리는 건데 보안 사안이 아닌 의전 행사들은 기자들한테 다만 한두 시간 전이라도 알려주면 어떨까"라며 "그러면 만약에 저같이 삐딱한 사람들이 (보도를) 보고 틀렸다고 해도 이건 의도가 있었던 걸로 기자들이 이해하고 기사를 쓸 거 아니냐. 본인들도 미리 정해질 테니까 훨씬 더 편하게 진행하실 거고"라고 자문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 중 일장기에만 절을 했다는 방송에 대해 KBS도 오보를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KBS는 지난 16일 뉴스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일본 의장대 사열을 하는 장면에서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일장기에만 절을 했다는 취지의 해설을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 장면에 일본 의장대가 일본 국기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KBS는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서 상황 설명에 착오가 있었다. 이를 바로 잡고 혼선을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