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증시서 주가 동반 하락…"급한 불 껐지만 시장 불안심리 여전"
CS, 인수 타결 불구 주가급락…새주인 UBS도 하락세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최대 IB인 라이벌 UBS에 인수되기로 하면서 긴급한 재무적 위기에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주가 급락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은행을 인수하며 소방수 역할을 자처한 UBS 역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 짙게 드리워진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오전 9시58분 현재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CS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할 때 무려 60%가량 주저앉은 0.75 스위스프랑에 거래되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 17일 종가 기준 1.86 스위스 프랑이었던 CS 주가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여파로 중대 위기설에 휩싸였던 지난 15일 장중 1.56 스위스프랑까지 내려가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저녁 스위스 국립은행(SNB)이 유동성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CS 살리기'에 나서자 CS 주가도 잠시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정작 최종적인 위기 해법인 UBS의 인수 결정이 나왔는데도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치는 양상이다.

인수 전 CS 시가총액보다는 매우 낮은 가격에 이 은행을 인수한 UBS 역시 주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9시58분 현재 UBS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10%가량 하락한 15.38 스위스프랑에 거래되고 있다.

애초 달러 기준으로 10억 달러를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던 UBS는 금융 시장 안정을 바라는 스위스 금융당국의 지원 속에 32억 달러(4조2천억원)를 인수 가격으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로 인해 개장 시 CS 발 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는 '블랙 먼데이' 사태가 일어나는 일은 막았지만 시장 불안 심리를 누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CS 채권 보유자들은 인수 과정에서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5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되는 등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IB 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전날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UBS의 CS 인수를 발표하면서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천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