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해외발 재료에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혼란스러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발 금융불안이 시작되자 이번 주에만 채권형 ETF에 4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는데, 대부분 금리인하를 기대한 외국인과 연기금 같은 큰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 여파로 미국과 한국의 국채 가격이 연일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주 들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3.359%,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3.714%로 각각 31bp, 15bp 가량 하락했습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투자한 미국채 레버리지 ETF 가격 상승률은 일주일 만에 10% 안팎까지 뛰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이들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은 SVB 파산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장기 투자 목적의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가격이 오히려 더 오른 겁니다.

SVB 파산 이후 주식형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장기국채 등에 투자한 채권형 ETF에는 일주일간 4,400억원, 올들어 3조원 넘게 유입됐습니다.

[이수진 / KB자산운용 ETF상품팀장]

"장기채권은 작년 9월~10월부터 개인 순매수가 또 굉장히 많이 들어왔어요. 월간 기준으로 몇 백억씩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으니까.. 개인들도 이러한 장기채권의 높은 변동성의 파도를 올라타는 흐름을 지난 연말부터 보여왔습니다."

채권 금리 변동이 커지면서 단기간 2~3배 기대 수익을 높인 레버리지 상품에 유입된 자금 규모도 늘었습니다.

30년물 국고채로 유일하게 3배 수익을 지급하는 메리츠 3X 레버리지 ETN은 SVB파산 이후 하루 거래대금이 6배 늘었고, 수익률도 일주일 만에 13.8% 뛰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ETF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장기국채에 직접투자해 3배 이상 수익을 노린 ETF로 이 기간 8%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한편에선 일주일 새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1%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국내 시중금리가 급격히 움직이는 '이상 현상'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경계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승규 / 신한투자증권 해외크레딧 연구원]

"크레딧물만 보자면 국채가 이런 속도로 빠진다고 하면 크레딧물도 괜찮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금리가 계속 빠지는 트렌드가 이어질 수가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웃퍼폼이 이어질 수 있느냐라고 하면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융시장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이르면 연내 통화정책 변화를 기대한 큰손들의 채권 시장 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 입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기관자금만 4천억 유입..."주식 대신 채권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