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이 중앙금융위원회,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중앙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 등 시진핑 주석의 핵심 국정 목표를 총괄할 조직을 신설했다.

1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와 행정부인 국무원은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당과 국가기구 개혁방안’을 내놨다. 금융, 과학기술, 홍콩 등 국정 현안을 당이 직접 챙기면서 시진핑 집권 3기의 ‘당정통합’ 내지는 ‘당강정약’ 추세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당 중앙은 우선 금융부문 사령부인 중앙금융위원회를 조직했다. 금융 업무에 대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으로의 권한 집중을 뜻한다. 금융 안정 및 발전의 최고위급 설계, 추진, 감독 등을 책임진다.

금융시스템을 관리하고 당과 국가기구의 금융 관련 조직을 총괄하는 금융공작(업무)위원회도 설립했다.

이번 개혁방안은 금융위원회, 금융공작위원회 순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금융위원회가 상위 기구로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금융공작위원회는 리스크 관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무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과 역할이 강화된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두 위원회 산하에서 일상적인 금융 및 증권 관련 감독 업무를 담당한다. 시진핑 집권 2기에서 ‘경제책사’로 불리던 류허 부총리가 주도했던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사라지고, 그 업무는 당 금융위원회로 이관된다.

중국은 과학기술부문 정책을 주도할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했다.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기술 통제에 맞서 핵심 과학기술의 자립을 추진하는 기구다. 국가적 혁신 시스템 건설, 과학기술 전략 연구 등을 담당한다. 중요 과학 연구 프로젝트 검토와 군·민 과학기술 융합 발전도 총괄 조정한다.

주목되는 부분은 ‘군·민 과학기술 융합 발전’이다. 민과 군의 칸막이를 없앤 채 거국적 군사 과학기술 연구 체제를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군사력 확장 시도로 미국과의 긴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에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방러 기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