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총리 "국영기업 NAMI로 자산이전 추진"…도요타 "최종 결정 아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요타 공장 넘겨받을 듯"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 'NAMI'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 최대 재계 이익단체인 '러시아 산업·기업인 연맹'(RSPP) 회의의 부대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도요타의 러시아 자산을 'NAMI'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NAMI는 이미 작년에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와 일본 자동차 기업 닛산의 러시아 내 자산을 넘겨받은 바 있다.

도요타 대변인은 이런 보도와 관련, 생산이 중단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처리를 놓고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17일 밝혔다.

앞서 도요타는 작년 9월 생산 재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 종료를 발표한 뒤 작년 11월 중순부터 1만9천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대표 세단 캠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등 연간 1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도요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작년 3월 생산을 중단했다.

서방 자동차 회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속속 러시아에서 짐을 싸고 있다.

도요타에 앞서 르노는 작년 5월 러시아 내 자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러시아 정부와 모스크바 시정부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르노는 당시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 '르노 로시야'(르노 러시아)의 지분 100%를 1루블(약 18원)에 모스크바시로, 러시아 현지 자동차 기업 '아프토바스'의 지분 68%는 역시 1루블에 NAMI로 넘겼다.

닛산 역시 작년 10월 러시아 내 자회사의 주식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인 'NAMI'에 단돈 1유로(약 1천390원)에 양도하고 러시아에서 손을 뗐다.

현대자동차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년 동안 가동이 중단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최근 러시아에서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