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북중미서도 4팀 1조 월드컵…환경·피로 문제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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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보다 40경기↑…"'확대 기조'는 지속가능성 목표와 배치"
선수협도 즉각 반발…"대회 확대는 일정 더 빡빡해진다는 뜻"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포츠의 재미'를 강조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규모를 확장한 가운데 선수 피로와 환경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FIFA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48개국이 출전하는 다음 월드컵에서 4팀씩 12조로 묶어 조별리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80경기를 치르는 '3팀 16조' 안에서 변화를 준 것인데, 경기 수도 104경기로 늘었다.
이는 초대인 1930 월드컵을 비롯해 1934, 1938, 1950, 1954 대회까지 1∼5대 대회를 합친 101경기보다 많다.
직전 카타르 월드컵의 64경기에 비하면 40경기가 늘었다.
특히 다음 대회의 경우, 경기 수가 늘면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규모가 워낙 커 선수단·팬 모두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기도보다 조금 넓은 수준인 카타르와 달리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고의 '슈퍼 사이즈' 대회다.
국토 총면적 순위에서 세계 2위 캐나다, 3위 미국, 13위 멕시코가 공동 개최국이다.
미국 11곳, 캐나다 2곳, 멕시코 3곳까지 총 16개 도시의 1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영국 BBC에 따르면 기존 '3팀 1조' 안이 '4팀 1조' 안으로 바뀌면 탄소 배출량이 최대 25%까지 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대회 개최국 카타르 측은 경기장끼리 인접해 비행기를 쓸 필요가 없어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월드컵이 될 것이라 선전했었다.
이런 주장에도 서방 전문가들이 대회 중 발생한 탄소 추정치를 들어 반박을 쏟아낸 터라, FIFA로서도 다음 대회를 앞두고 '탄소 문제'는 간과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BBC는 FIFA 수뇌부가 3팀 1조안을 뒤엎는 쪽으로 기울었는데도, 이런 환경상 악영향이 막판 변수로 떠올라 내부 논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탄소 절감은 FIFA가 전면에 내건 가치이자 목표다.
2016년 유엔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에 처음으로 가입한 기구라는 게 FIFA의 선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 협정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설정한 목표를 스포츠 분야에서도 달성하려 유엔이 출범한 이니셔티브다.
2021년 FIFA가 낸 '기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6 월드컵 유치 입찰을 받은 2018년에도 후보지들의 환경 보호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살폈다고 한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이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전이다.
즉각적이고 지속 가능한 조치를 요구한다"며 "FIFA는 '기후 중립'에 이르기까지 적극 관여해 기후 행동의 리더십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영국 러프러버대 소속 스포츠 기후학 연구자인 마들렌 오어는 지난달 BBC에 "FIFA의 확장 기조가 목표로 표방한 지속가능성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작은 규모로, 더 작은 경기장에서, 더 적은 팬들만 받아서 대회를 치르는 안도 고려해야 봐야 한다"고 짚었다.
FIFA의 확장 일변도에 '선수 피로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FIFA는 2026 월드컵 경기 수를 늘리더라도 전체 대회 일정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개막 전 각국 대표팀이 선수들을 소집하는 기간부터 결승전까지 '총 일정'을 기존 32팀 체제 대회와 비슷한 56일로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수가 증가한 만큼 대회 자체 기간이 늘어난 반대급부로 개막 전 23일간 주어진 소집·훈련 기간을 1주일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월드컵 기간'을 휴식, 훈련, 경기가 모두 포함된 광범한 개념으로 해석하면 2010, 2014, 2018년 등 최근 32팀 체제로 펼쳐진 대회와 일정상 큰 차이가 없다고 FIFA는 주장한다.
선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보면 선수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쏠린다는 증거가 있다"며 "선수들은 이제 경기 일정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며,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비판했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마헤타 몰랑고 회장도 "2026 월드컵의 확대는 곧 이미 빡빡한 일정에 더 많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비판 속에도 FIFA로서는 경기 수가 늘어 중계권 등에서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IFA 수입의 90%가 월드컵에서 나온다.
지난해 11월 FIFA는 중계권 및 스폰서 계약 등으로 지난 4년간 카타르 월드컵 관련 수익이 75억달러(약 9조7천750억원)로, 2018년 러시아 대회보다 11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선수협도 즉각 반발…"대회 확대는 일정 더 빡빡해진다는 뜻"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포츠의 재미'를 강조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규모를 확장한 가운데 선수 피로와 환경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FIFA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48개국이 출전하는 다음 월드컵에서 4팀씩 12조로 묶어 조별리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80경기를 치르는 '3팀 16조' 안에서 변화를 준 것인데, 경기 수도 104경기로 늘었다.
이는 초대인 1930 월드컵을 비롯해 1934, 1938, 1950, 1954 대회까지 1∼5대 대회를 합친 101경기보다 많다.
직전 카타르 월드컵의 64경기에 비하면 40경기가 늘었다.
특히 다음 대회의 경우, 경기 수가 늘면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규모가 워낙 커 선수단·팬 모두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기도보다 조금 넓은 수준인 카타르와 달리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고의 '슈퍼 사이즈' 대회다.
국토 총면적 순위에서 세계 2위 캐나다, 3위 미국, 13위 멕시코가 공동 개최국이다.
미국 11곳, 캐나다 2곳, 멕시코 3곳까지 총 16개 도시의 1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영국 BBC에 따르면 기존 '3팀 1조' 안이 '4팀 1조' 안으로 바뀌면 탄소 배출량이 최대 25%까지 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대회 개최국 카타르 측은 경기장끼리 인접해 비행기를 쓸 필요가 없어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월드컵이 될 것이라 선전했었다.
이런 주장에도 서방 전문가들이 대회 중 발생한 탄소 추정치를 들어 반박을 쏟아낸 터라, FIFA로서도 다음 대회를 앞두고 '탄소 문제'는 간과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BBC는 FIFA 수뇌부가 3팀 1조안을 뒤엎는 쪽으로 기울었는데도, 이런 환경상 악영향이 막판 변수로 떠올라 내부 논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탄소 절감은 FIFA가 전면에 내건 가치이자 목표다.
2016년 유엔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에 처음으로 가입한 기구라는 게 FIFA의 선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 협정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설정한 목표를 스포츠 분야에서도 달성하려 유엔이 출범한 이니셔티브다.
2021년 FIFA가 낸 '기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6 월드컵 유치 입찰을 받은 2018년에도 후보지들의 환경 보호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살폈다고 한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이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전이다.
즉각적이고 지속 가능한 조치를 요구한다"며 "FIFA는 '기후 중립'에 이르기까지 적극 관여해 기후 행동의 리더십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영국 러프러버대 소속 스포츠 기후학 연구자인 마들렌 오어는 지난달 BBC에 "FIFA의 확장 기조가 목표로 표방한 지속가능성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작은 규모로, 더 작은 경기장에서, 더 적은 팬들만 받아서 대회를 치르는 안도 고려해야 봐야 한다"고 짚었다.
FIFA의 확장 일변도에 '선수 피로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FIFA는 2026 월드컵 경기 수를 늘리더라도 전체 대회 일정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개막 전 각국 대표팀이 선수들을 소집하는 기간부터 결승전까지 '총 일정'을 기존 32팀 체제 대회와 비슷한 56일로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수가 증가한 만큼 대회 자체 기간이 늘어난 반대급부로 개막 전 23일간 주어진 소집·훈련 기간을 1주일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월드컵 기간'을 휴식, 훈련, 경기가 모두 포함된 광범한 개념으로 해석하면 2010, 2014, 2018년 등 최근 32팀 체제로 펼쳐진 대회와 일정상 큰 차이가 없다고 FIFA는 주장한다.
선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보면 선수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쏠린다는 증거가 있다"며 "선수들은 이제 경기 일정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며,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비판했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마헤타 몰랑고 회장도 "2026 월드컵의 확대는 곧 이미 빡빡한 일정에 더 많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비판 속에도 FIFA로서는 경기 수가 늘어 중계권 등에서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IFA 수입의 90%가 월드컵에서 나온다.
지난해 11월 FIFA는 중계권 및 스폰서 계약 등으로 지난 4년간 카타르 월드컵 관련 수익이 75억달러(약 9조7천750억원)로, 2018년 러시아 대회보다 11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