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망사고 동아대 입구…차량·학생 뒤섞여 아찔한 등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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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유일한 차량 진입로에 신호등 하나 없는 무방비 상태
"평소에도 위험했던 현장…교통 구조물 설치 등 대책 필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이 횡단보도를 매일 건너야만 하는데 언제 차가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합니다.
"
15일 오전 부산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입구.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곳을 지나던 신입생 김모(20)씨는 불안한 내색을 띠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53분께 동아대 입구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남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동아대 연구단지 증축공사 현장을 오가던 덤프트럭은 오르막길로 우회전하기 위해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던 과정에서 20대 남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날 아침 학교 앞은 등굣길에 나서는 학생들과 차들로 뒤섞인 모습이었다.
일반 차량은 물론 학내 순환버스, 마을버스 등 대형차도 합세한 이 행렬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골목에 진입하기 위해 골목 초입에서 줄지어 있었다.
학생들 역시 이 골목 초입에서 옅게 그려진 횡단보도를 건너 학교에 가기 위해 서성이고 있었다.
신호등 하나 없는 이곳에서 길게 줄 선 차량과 무리 지은 학생들은 누가 먼저 가야 할지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차량은 학생이 건너기 전 우회전을 하기 위해 '붕'하는 엔진 소리를 내며 갑자기 속도를 내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골목 바로 앞에 있는 큰 전신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은 듯 보행자가 없는데도 한동안 주행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학생들 역시 건너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주변을 살피지 않고 뛰거나, 수업에 늦었는지 차량이 속도를 늦추는 순간을 틈타 무작정 횡단보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처럼 아찔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자 학교 관리인들과 상인들도 평소 이곳을 지날 때 인근을 주시해 살폈다고 한다.
잡화용품 가게에서 일하는 50대 상인은 "학생들이 내 자식과 나이대가 비슷해 평소 걱정을 많이 했다"며 "신호등이나 관리하는 사람이 항상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사망사고 직후 온라인 재학생 커뮤니티에서도 애도와 함께 교통 시설물 설치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아대 재학생 2학년 박모 씨는 "대형버스도 많아 항상 주위를 살펴 지나가던 곳인데 또래의 친구가 숨졌다고 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등하교, 점심시간, 공강 등으로 이곳을 하루에도 몇번이나 오가는데 이대로라면 다음 사고의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수천 명이 오가는 학교 앞인데 보조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차량정체가 유독 심한 교직원 출근 시간(오전 8시 30분∼9시 30분)과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 30분) 등 하루 2번 수신호로 이 일대를 관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동아대 관계자는 "이곳을 오가는 차량이 유독 많은 데다 관리인들이 건너지 말라고 수신호를 해도 이어폰을 착용하거나 휴대전화를 보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안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사하경찰서는 50대 덤프트럭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학내 공사에 투입된 덤프트럭이어서 신호수 투입의 적절성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와 사하경찰서는 오는 17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평소에도 위험했던 현장…교통 구조물 설치 등 대책 필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이 횡단보도를 매일 건너야만 하는데 언제 차가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합니다.
"
15일 오전 부산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입구.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곳을 지나던 신입생 김모(20)씨는 불안한 내색을 띠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53분께 동아대 입구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남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동아대 연구단지 증축공사 현장을 오가던 덤프트럭은 오르막길로 우회전하기 위해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던 과정에서 20대 남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날 아침 학교 앞은 등굣길에 나서는 학생들과 차들로 뒤섞인 모습이었다.
일반 차량은 물론 학내 순환버스, 마을버스 등 대형차도 합세한 이 행렬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골목에 진입하기 위해 골목 초입에서 줄지어 있었다.
학생들 역시 이 골목 초입에서 옅게 그려진 횡단보도를 건너 학교에 가기 위해 서성이고 있었다.
신호등 하나 없는 이곳에서 길게 줄 선 차량과 무리 지은 학생들은 누가 먼저 가야 할지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차량은 학생이 건너기 전 우회전을 하기 위해 '붕'하는 엔진 소리를 내며 갑자기 속도를 내는 등 위험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골목 바로 앞에 있는 큰 전신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은 듯 보행자가 없는데도 한동안 주행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학생들 역시 건너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주변을 살피지 않고 뛰거나, 수업에 늦었는지 차량이 속도를 늦추는 순간을 틈타 무작정 횡단보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처럼 아찔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자 학교 관리인들과 상인들도 평소 이곳을 지날 때 인근을 주시해 살폈다고 한다.
잡화용품 가게에서 일하는 50대 상인은 "학생들이 내 자식과 나이대가 비슷해 평소 걱정을 많이 했다"며 "신호등이나 관리하는 사람이 항상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사망사고 직후 온라인 재학생 커뮤니티에서도 애도와 함께 교통 시설물 설치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아대 재학생 2학년 박모 씨는 "대형버스도 많아 항상 주위를 살펴 지나가던 곳인데 또래의 친구가 숨졌다고 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등하교, 점심시간, 공강 등으로 이곳을 하루에도 몇번이나 오가는데 이대로라면 다음 사고의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수천 명이 오가는 학교 앞인데 보조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차량정체가 유독 심한 교직원 출근 시간(오전 8시 30분∼9시 30분)과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 30분) 등 하루 2번 수신호로 이 일대를 관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동아대 관계자는 "이곳을 오가는 차량이 유독 많은 데다 관리인들이 건너지 말라고 수신호를 해도 이어폰을 착용하거나 휴대전화를 보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안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사하경찰서는 50대 덤프트럭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학내 공사에 투입된 덤프트럭이어서 신호수 투입의 적절성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와 사하경찰서는 오는 17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