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지 "영국, 글로벌 영향력 유지 위해 중국에 도발적 발언"
중국, 영국의 외교정책 보고서 비판…"능력 과소평가 말라"(종합)
영국이 중국을 '시스템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국방비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4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영국의 보고서는 이른바 중국의 도전을 과장하고, 중국을 공격하며 먹칠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에 중국은 도전이 아닌 기회"라며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고 독립 자주의 평화적인 외교정책을 실천하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자 국제질서의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영국의 보고서가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중국인의 일로, 그 어떤 외국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와 인민의 굳센 결심,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을 정확하게 보고 상호존중, 평등호혜, 협력상생을 견지해야 중영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정치적 농간을 멈추며 내정간섭 중단할 것을 영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영국의 도발적인 행동은 중국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는 형식으로 "영국의 거듭된 도발과 중국 위협론 과장은 중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협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쭤쿠이 연구원은 이 매체에 "중국에 대한 영국의 강경한 입장은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부응하는 것이고 소위 말하는 영미 특수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최근 영국의 외교정책이 미국을 따르면서 영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영 관계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영국이 중국에 도발적인 발언을 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영국은 글로벌 영향력이 하락한 상황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한 중요한 방법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영국 사이에는 존재하는 협력과 잠재적인 협력의 규모가 매우 크다"며 "영국이 계속해서 중국을 도발한다면 양국 협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시 수낵 총리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총리실은 13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략을 업데이트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 등에 맞서 국방비를 2년간 50억파운드(약 7조9천억원)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