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들 거액 예치설에 "계좌도 없어" 반박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중국 기업들도 예금을 예치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들 기업은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파산 SVB에 中 기업들도 예금…"피해 없거나 미미" 진화 나서
14일 관찰자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상장기업인 주안의료, 바이지선저우, 짜이딩의약, 텅성보야오, 원등신야오, 푸보그룹 등이 SVB에 예금을 예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안의료는 전날 공시를 통해 "지난 10일 기준 회사 및 자회사가 SVB에 예치한 예금액이 회사 전체 현금 및 금융 자산 총액의 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SVB에 예치한 예금을 최대한 빨리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것"이라며 "미국 내 은행을 선택할지 국내 은행으로 이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들은 재무 상황 등을 토대로 주안의료의 SVB 예금액이 6억위안(약 1천14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사는 2021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미국에 있는 자회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130억위안(약 2조5천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신속 항원검사 키트를 수주하며 주목받았다.

작년 1분기 순이익이 143억1천200만위안(약 2조7천억원)에 달해 상장 이후 2021년 말까지 합친 순이익보다 많아 코로나19 발생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혔다.

바이지선저우도 지난 10일 "작년 말까지 회사 단기 투자 총액의 3.9%를 SVB에 예금했다"며 "미 당국의 보증 조치에 따라 예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도 "투자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지급 보증키로 한 단순한 예금 거래이며,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영향이 없거나 미미하다"고 SVB 연루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파산 SVB에 中 기업들도 예금…"피해 없거나 미미" 진화 나서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SVB에 거액을 예치해 곤경에 빠졌다는 루머가 확산, 당사자들이 이를 부인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그룹의 판스위 회장은 SVB 예금 루머에 대해 지난 12일 웨이보에 "SVB에 계좌를 개설한 적도, 입금한 적도 없다"며 "관심 가져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매일경제신문은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 배달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퇀의 왕상 창업자 겸 CEO가 SVB에 거액을 예치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메이퇀은 "SVB에 예금한 적이 없으며 SVB의 파산은 우리 회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SVB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과 보유 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로 경영난을 겪다 지난 10일 파산했다.

미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