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성능 제한 움직임…"비거리 증가 두고 볼 수 없어"
무한대로 늘어나는 비거리를 억제하기 위해 골프공의 성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14일(한국시간) "골프 규칙과 장비 규정을 책임지는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조만간 골프공 성능 제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R&A와 USGA는 이에 대해 한국시간으로 14일 밤 11시부터 이 사안을 놓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두 단체는 일찌감치 비거리 증대가 골프의 본질을 훼손하고 환경을 해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해왔기에 구체적인 골프공의 성능 제한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R&A와 USGA는 3년 전에 공동 조사를 통해 프로 선수들의 비거리가 자꾸만 늘어나는 건 '골프에 해롭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3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골프 경기가 드라이버, 피칭, 그리고 퍼팅 테스트로 바뀌는 모양새다.

또 코스가 길어지면서 유지 관리 비용이 늘어나고, 물과 약품 사용도 증가해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R&A와 USGA는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 상한을 두는 등 드라이버 성능 제한에 나섰지만, 궁극적인 비거리 증가 억제책은 골프공 성능에 손을 대는 것이라는 지론을 버리지 않았다.

앞서 2022년 USGA는 "장타자의 비거리에는 영향을 주면서도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들의 비거리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도록 골프공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한 이유다.

그러나 골프공 성능 제한은 골프계에 거대한 내전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텔레그라프는 전망했다.

선수들도 의견이 다르고, 특히 골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용품 업체들은 벌써 변호사를 고용해 이런 움직임에 대응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R&A와 USGA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지금 하는 일은 단지 토론을 위한 자료일 뿐이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라며 "2026년이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