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하는 코파친스카야 "콘서트장은 음악광들의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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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해석 선보이는 바이올린계 이단아…"음표 뒤 의미 전하고 싶어"
서울시향과 쇼스타코비치 협연 "소련 억압 견딘 작곡가…영적 저항 담은 곡" "No one, 아무도 없습니다.
"
자신의 연주에 영향을 준 다른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46)의 답변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연주로 세계 음악계의 이목을 끌어온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코파친스카야는 10∼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무대에 올라 지휘자 잉고 메츠마허와 함께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그는 8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내 직관에 따르며,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연주한다"며 자신의 연주 철학을 설명했다.
동유럽의 국가 몰도바 출신인 코파친스카야는 동시대 작곡가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뿐 아니라 친숙한 고전 레퍼토리에도 자신만의 색채를 불어넣는 연주로 유명하다.
강렬한 연주로 쉴 틈 없이 몰아붙이다가도 곳곳에 유머러스한 해석을 배치하는 등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바이올린계의 이단아'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그의 개성은 단순한 변덕이 아닌 작곡가·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코파친스카야는 "무작정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작곡가와 나, 작품 간의 개인적인 조우를 연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대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땐 작곡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음악에 쏟아부어요.
세상을 떠난 작곡가의 경우엔 좀 다르죠.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들이 당시에 쓰던 언어와 관객층도 지금과는 다르니까요.
저는 이러한 차이에서 나오는 긴장과 균열도 연주라는 '게임'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그의 연주 철학은 많은 수상 경력이 보여주듯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2009년 베토벤·라벨의 곡을 담은 음반으로 독일의 에코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라모폰 올해의 녹음상, BBC 뮤직매거진상, 오푸스 클래식상 등을 받았다.
2018년에는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음반으로 그래미상 실내악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파친스카야는 자신만의 뚜렷한 연주 색채의 배경으로 개인의 소신을 중시한 조부모와 함께 자란 성장 환경을 꼽았다.
과거 소련 독재 정권 치하에서 억압을 받았던 아픔을 지닌 몰도바에서, 그의 조부모는 정치 선전에 흔들리지 않던 인물이었다고 했다.
"조부모님은 몰도바의 한 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민이셨어요.
그렇지만 절대 소련의 정치 선전은 믿지 않으셨죠. 그 덕에 저는 나만의 가치와 존엄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음표나 다른 이들의 의견이 아닌, 그 안에서 내가 스스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
죄르지 쿠르탁, 피터 외트뵈시 등 현대 음악의 거장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도 자주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코파친스카야는 "콘서트홀은 실험적인 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의미 없이 재생산하기보다는 숨겨진 고전이나 새로운 음악가들을 계속해서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콘서트장은 음악에 미친 음악가들의 실험의 장이자 놀이터가 되어야 하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그의 고향인 몰도바에도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쟁은 인간이 만든 가장 끔찍한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가 이번에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는 과거 소련 독재 치하에서 예술 활동에 억압을 받았던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코파친스카야는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을 통해 그가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저항과 외로움, 폭력적인 독재에 대한 풍자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쇼스타코비치가 받았던 것과 비슷한 억압과 통제가 지금까지도 러시아와 다른 많은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깨어나야 할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에요.
이 곡에는 쇼스타코비치가 느꼈던 고통과 좌절, 외로움과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를 연주로 전하고자 합니다.
" /연합뉴스
서울시향과 쇼스타코비치 협연 "소련 억압 견딘 작곡가…영적 저항 담은 곡" "No one, 아무도 없습니다.
"
자신의 연주에 영향을 준 다른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46)의 답변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연주로 세계 음악계의 이목을 끌어온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코파친스카야는 10∼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무대에 올라 지휘자 잉고 메츠마허와 함께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그는 8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내 직관에 따르며,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연주한다"며 자신의 연주 철학을 설명했다.
동유럽의 국가 몰도바 출신인 코파친스카야는 동시대 작곡가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뿐 아니라 친숙한 고전 레퍼토리에도 자신만의 색채를 불어넣는 연주로 유명하다.
강렬한 연주로 쉴 틈 없이 몰아붙이다가도 곳곳에 유머러스한 해석을 배치하는 등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바이올린계의 이단아'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그의 개성은 단순한 변덕이 아닌 작곡가·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코파친스카야는 "무작정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작곡가와 나, 작품 간의 개인적인 조우를 연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대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땐 작곡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음악에 쏟아부어요.
세상을 떠난 작곡가의 경우엔 좀 다르죠.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들이 당시에 쓰던 언어와 관객층도 지금과는 다르니까요.
저는 이러한 차이에서 나오는 긴장과 균열도 연주라는 '게임'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그의 연주 철학은 많은 수상 경력이 보여주듯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2009년 베토벤·라벨의 곡을 담은 음반으로 독일의 에코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라모폰 올해의 녹음상, BBC 뮤직매거진상, 오푸스 클래식상 등을 받았다.
2018년에는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음반으로 그래미상 실내악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파친스카야는 자신만의 뚜렷한 연주 색채의 배경으로 개인의 소신을 중시한 조부모와 함께 자란 성장 환경을 꼽았다.
과거 소련 독재 정권 치하에서 억압을 받았던 아픔을 지닌 몰도바에서, 그의 조부모는 정치 선전에 흔들리지 않던 인물이었다고 했다.
"조부모님은 몰도바의 한 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민이셨어요.
그렇지만 절대 소련의 정치 선전은 믿지 않으셨죠. 그 덕에 저는 나만의 가치와 존엄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음표나 다른 이들의 의견이 아닌, 그 안에서 내가 스스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
죄르지 쿠르탁, 피터 외트뵈시 등 현대 음악의 거장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도 자주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코파친스카야는 "콘서트홀은 실험적인 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의미 없이 재생산하기보다는 숨겨진 고전이나 새로운 음악가들을 계속해서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콘서트장은 음악에 미친 음악가들의 실험의 장이자 놀이터가 되어야 하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그의 고향인 몰도바에도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쟁은 인간이 만든 가장 끔찍한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가 이번에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는 과거 소련 독재 치하에서 예술 활동에 억압을 받았던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코파친스카야는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을 통해 그가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저항과 외로움, 폭력적인 독재에 대한 풍자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쇼스타코비치가 받았던 것과 비슷한 억압과 통제가 지금까지도 러시아와 다른 많은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깨어나야 할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에요.
이 곡에는 쇼스타코비치가 느꼈던 고통과 좌절, 외로움과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를 연주로 전하고자 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