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해협 건너는 보트 막는 '불법 이주민 법'
英 수낵, 보트 이주민에 '추방' 초강경 대응…UNHCR "깊은 우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작은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온 불법 이주민들을 향해 '추방'이라는 초강경 대응책을 꺼내 들었다.

수낵 총리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보트를 멈춰라'라는 슬로건이 적힌 단상 뒤에 서서 불법 이주민 대책을 발표하고, "어떠한 법적 도전에도 맞서 싸울 것이며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영불해협을 건너온 불법 이주민들을 몇주 내 전원 고국이나 제3국으로 돌려보낸다고 발표했다.

또, '불법 이주민 법'으로 승인받지 않은 경로로 온 경우 평생 영국에 난민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수낵 총리는 "엄격한 법이지만 필요한 것이고 공정하다"며 "그동안 모든 방법을 다 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으므로 다른 선택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법 이주민 문제는 지난 몇년간 큰 이슈로 대두됐으며, 수낵 총리가 내세운 다섯 가지 우선 정책에도 들어있다.

BBC에 따르면 영불해협을 건너는 인원이 2018년엔 300명이었는데 지난해 4만5천명이 넘었다.

최근 영국은 알바니아 범죄 조직원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조처를 하기도 했다.

부실한 고무보트에 가득 타서 위태롭게 바다를 지나다 보니 대형 인명 사고도 종종 일어났다.

영국과 프랑스간 외교 갈등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보수당은 이 사안에 강경 대응하는 것이 다음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수당은 현재 노동당에 지지율이 크게 뒤진다.

작년엔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는 정책을 내놨으나, 법정 공방이 벌어진 탓에 아직 본격 이행을 못 하고 있다.

'불법 이주민 법'에 관해서도 이미 반발이 나오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날 성명에서 "깊은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이는 난민을 금지하는 것이고, 난민협약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전쟁과 박해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은 여권과 비자에 접근하기 어렵다"며 섬나라 영국에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들어갈 경로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은 본토에 들어와서 난민 신청을 하도록 한다.

더 타임스는 브레이버먼 장관이 하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럽인권조약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예비내각 이베트 쿠퍼 내무 장관은 의회 토론에서 "정부 안은 혼란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협의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