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부임 후 첫 스프링캠프 마쳐…"준비 과정 정말 좋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 "베테랑의 훈련 열정…물 흐르듯 잘 흘러왔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두산 주장 허경민은 "어디를 가든 감독님 인기가 가장 높다"고 했다.

프로야구 두산 사령탑으로 지도자 길로 들어선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향한 기대감은 이렇게 크다.

이승엽 감독도 기대감을 안고 지도자로 치른 첫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1월 29일 호주 시드니로 떠난 두산은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34일 동안 훈련한 뒤,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이승엽 감독은 "'너무 많이 훈련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선수들이 아주 잘 따라줬다.

준비 과정은 정말 좋았다"고 호주에서 땀 흘린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1985년생 최고참 김재호가 후배들과 똑같이 훈련했다.

베테랑들에게 야간 훈련은 자율에 맡겼는데, 김재호 등 고참들이 모두 참여하더라"며 "베테랑이 팀과 야구를 향한 열정을 보여주면서 캠프 분위기가 더 좋았다.

캠프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시즌 준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딜런 파일이 타구에 맞아 다친 걸 제외하면 물 흐르듯이 잘 흘러왔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이 감독은 "베테랑 투수 장원준도 구위를 점점 올리고 있다.

어린 선수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겠지만, 충분히 우리 팀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내야수) 신성현은 캠프 기간 연습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좋은 활약을 했다.

정규시즌까지 지금의 모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장원준과 신성현은 은퇴 위기에 몰렸던 선수들이다.

지난해 10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두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했고, 두산 구단도 동의했다.

호주 1군 캠프에 합류한 장원준과 신성현은 의욕적으로 움직이며 이승엽 감독에게 화답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 "베테랑의 훈련 열정…물 흐르듯 잘 흘러왔다"
이승엽 감독은 '2023시즌 두산의 키 플레이어'로 여러 차례 언급한 왼손 거포 김재환도 호주에서 부활 의지를 다졌다.

이 감독은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김재환의 합이 정말 잘 맞는다.

내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라며 "지금 김재환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그래서 연습경기에도 늦게 내보냈다.

올 시즌 우리 팀에는 김재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재환은 완벽한 몸과 마음으로 개막전(4월 1일)을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산은 8일 하루 휴식한 뒤, 9일 훈련을 재개한다.

10일 고척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를 펼친 뒤에는 13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 대비한다.

사령탑 데뷔전을 앞둔 이승엽 감독은 이런저런 고민을 한다.

결론은 코치진과 상의 끝에 내릴 생각이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수비, 주루 등 세밀한 훈련을 많이 했다.

'시범경기에서 시험하고 싶은 마음'과 '굳이 상대에게 패를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상반된 생각이 오간다"며 "시즌 중에는 더 많은 고민이 생길 것이다.

우리 팀에는 좋은 코치진이 있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팀이 더 강해질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누구보다 빛나는 스타였지만, 이승엽 감독은 독단적이지 않다.

'코치 경험이 없다'는 단점도 코칭스태프와의 대화로 극복하고 있다.

이런 이승엽 감독의 모습에 두산 구단은 '지도자 이승엽 성공'을 확신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