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결국 참전…1조2천억 투입해 SM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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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카카오가 예상대로 막대한 자금을 내세우며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해 최대 35%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SM 인수전이 하이브와 카카오의 경쟁으로 1조원에 달하는 쩐의 전쟁으로 비화됐습니다.
IT바이오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나누겠습니다.
신 기자 일단 오늘 카카오가 전격 공개매수 발표를 했죠.
<기자>
카카오는 오늘부터 26일까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총 833만 3641주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카카오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현재 해당 사업 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고 "SM엔터와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공개매수 이유를 밝혔습니다.
카카오 공개매수 규모는 SM엔터 주식의 35%에 해당하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나눠 매수한다는 계획인데요.
앞서 카카오 측은 (지난달 28일∼지난 3일) SM엔터 지분 4.91%(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를 매입했는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39.9%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시장에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수세에 몰린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측이 '판 뒤집기'에 나섰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주당 15만원이라는 금액은 다소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카카오가 SM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사실 카카오 입장에선 SM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최근 K팝이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IT 플랫폼 업계의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가 되면서 앞으로 필수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실 카카오엔터는 현재 영상 콘텐츠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와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 등을 거느리고 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K팝 분야는 부족합니다.
BTS나 블랙핑크와 같이 핵심 아티스트 IP 파워가 아쉬운 상황이죠.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K팝을 대표하는 그룹들을 대거 보유한 SM과의 전략적 제휴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SM 입장에선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다소 실망한 분위기였지만 카카오의 공개매수 카드에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을 것 같습니다.
<기자>
SM 현 경영진 측 간부들은 카카오의 공개매수 발표에 "최적의 파트너"라며 곧바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SM은 입장문을 냈는데요.
"적대적 M&A(인수합병)를 통해 SM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하이브와 달리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며 31일 주주총회에서 SM 경영진이 추천한 독립적 이사회를 지지하는 카카오가 SM 3.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최적의 수평적·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당혹스러운 측은 공개매수에 참패한 하이브일 것 같습니다.
하이브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카카오의 발표에 하이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발표에 한숨을 돌렸지만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아직 SM 지분을 15% 밖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SM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등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이브 내부적으로도 “(카카오의 공개매수) 내용을 확인, 내부 논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하이브가 확보한 SM 지분은 15.78%. 풋옵션 물량까지 인수한다고 해도 19.43%에 불과합니다.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추가적으로 10% 이상의 추가 매입이 필요하다고 증권가에선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최근 공개매수를 시도한 만큼 자본시장법상 6개월간 블록딜 방식의 자금 조달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선 하이브가 카카오에 맞불을 놓기 위해 추가 공개 매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카카오가 현재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내에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할텐데요.
전례가 없긴 하지만 금감원 취재결과 제도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앵커>
하이브가 맞불을 놓으려면 카카오가 제시한 15만원이나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하이브는 자금 충분한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하려면 카카오가 제시한 15만원 혹은 그 이상의 가격으로 해야합니다.
기존 하이브가 제시했던 공개매수 금액 주당 12만원보다 20% 넘는 금액인 만큼 하이브 입장에선 자금이 상당히 더 들어가야 해죠.
최근 업계에선 SM 인수를 목표로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여기에 하이브는 지난해 9월 말 가용 현금은 1조1000억원 규모며 4분기 영업현금흐름과 1분기 신규 차입금 3200억원까지 더하면 1조 후반대가 최대 자금동원 능력으로 판단되는데요
여기서 미국 힙합 레이블 QC미디어 인수자금을 빼면 에스엠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 가능 주당 가격은 16만원으로 계산된다고 증권가에선 분석합니다.
만일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 매수를 시도한다면 카카오의 반격은 수포가 될 수도 있겠죠.
다만 한번 공개매수에 실패한만큼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카카오가 공개매수 가격을 15만원 올리면서까지 SM 인수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이브도 다시 비슷한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지난달만해도 8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던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게 됐죠.
카카오와 하이브가 이렇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SM, 정말로 이 정도 가치가 있는건가요?
<기자>
말씀하신것처럼 지난달 1일 8만6700원이었던 SM의 주가 오늘 14만8천원까지 뛰었습니다. 60% 넘게 오른 거죠.
증권가에선 지분 경쟁을 떠나서 SM에 대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9개의 증권가에서 SM에 대해 보고서를 냈는데 6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습니다.
단순 평균으로 보면 목표가는 12만5천원 수준인데요.
오늘 종가로 14만9천원인 걸 볼때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목표가와 괴리율이 큰데요.
목표주가와 주가가 역전된 경우 기업가치(펀더멘털)에는 크게 변화가 없는데 일시적인 수급 요인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아 한번에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래도 SM의 자체 사업만을 볼때 앞서 설명했듯이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국내 엔터주의 주가가 저평가 돼있고 SM 자체로만 봐도 아티스트의 활동 강화, 라이크 기획 계약 종료 등의 경영 효율화로 외형 성장과 이익률 개선이 구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이유에 섭니다.
에스엠은 엔데믹 효과로 양호한 지난해 실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특히 SM이 발표한 SM 3.0의 일환 중 하나인 멀티레이블·프로듀싱 체제가 본격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지적재산(IP) 개발과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IP를 활용한 수익화 전략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증권가에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남아있는 변수는 무엇인가요? 앞서 기존 주요 투자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SM의 주요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공단(4.32%), 컴투스(4.20%), KB자산운용(3.83%) 등이 거론됩니다.
이 세 곳이 들고 있는 지분만 12%가 넘죠.
국민연금의 현재 보유 지분은 4.32%지만 이달 말일 예정된 SM 주총에서 행사 가능한 의결권 지분은 8.96%에 달하는 만큼 특히 중요합니다.
여기에 SM 경영진과 우호관계인 얼라인파트너스는 1.1%의 지분을 들고 있고요.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지분 또한 이번 SM인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금융당국이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기간에 주식을 대량 매집한 카카오에 대해 시세조정 혐의를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에 에스엠 주식 105만주를 매집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게 아닌지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기관들의 물량과 더불어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을 해도 마지막 승부처는 오는 3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가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SM의 새 주인의 행방은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개매수 결과도 살펴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 판세가 '안갯속'이기 때문입니다.
현 SM 이사회의 임기가 끝나면서 경영진 전원이 교체되는데,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모두 이사로 선출됩니다. SM 정관에 이사회 정원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서인데요.
결국 하이브와 카카오가 새 이사회에 각각 추천한 후보를 몇 명이나 넣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소액 주주의 비율이 60%를 넘어 이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알 수 없는 만큼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소액주주의 표심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