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하이브 vs 카카오 1조원 규모 '쩐의 전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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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한 달 만에 공개매수 전격 선언…하이브 대응 고심
새 주인 '안갯속'…소액 주주 60% 넘어 주총 결과도 오리무중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7일 카카오의 전격 공개매수 발표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IT 공룡' 카카오간 1조원 규모 '쩐(錢)의 전쟁'으로 비화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 들면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수세에 몰린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측이 '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카카오의 반격…당황한 하이브·미소 짓는 SM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전격 선언한 것은 무엇보다 두둑한 현금 '실탄'이 뒷받침돼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천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약 9천억원의 자금이1차로 들어온 상태다.
법원이 지난 3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손을 들어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SM 지분 9.05%의 취득이 막혔지만, 이런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공개매수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가요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투자 유치한 1조원 안팎의 거금으로 사들일 수 있는 '알짜 매물'이 연예계에서는 사실상 SM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고, 카카오엔터의 상장을 지속해서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SM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SM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그동안 견지한 'SM과의 사업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며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쟁자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이달 말 주주총회를 준비해왔지만, 상황이 급반전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목표대로 지분 최대 35% 획득에 성공한다면 현재 20%에 미치지 못하는 하이브·이수만을 훌쩍 앞질러 최대 주주에 곧바로 등극하게 된다.
이제 공은 다시 하이브에 넘어온 상태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추격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우디 등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와 현금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불과 약 1개월 전까지 9만원을 밑돌던 SM 주식을 16만∼17만원에 다시 공개매수를 했다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서다.
하이브는 이제 막 카카오의 공개매수 카드가 공개된 만큼 황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내부 논의 중으로 당장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반면 가처분 인용으로 한동안 궁지에 몰렸던 SM 현 경영진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주주 표심은 어디로
가요계 안팎에서는 SM의 새 주인의 행방은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개매수 결과도 살펴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 판세가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로 지분을 대거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주주명부폐쇄 이후여서 의결권은 없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당초 보유했던 18.4%가 하이브에 확실한 의결권이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액 주주의 비율이 60%를 넘어 이들이 이달 말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이에 하이브와 카카오·SM 현 경영진 양측은 이사회 장악을 목표로 남은 24일간 치열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하이브는 이달 2일 일찌감치 주주제안 홈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기아차와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사례를 들며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SM 현 경영진도 전날 자사를 상징하는 분홍색이 돋보이는 '세이브 SM 3.0'(SAVE SM 3.0)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주의 선택을 호소했다.
주주총회에서 선택을 기다리는 이사 후보가 하이브 측은 7명인데 비해 SM 현 경영진 측은 11명이나 된다는 점도 변수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번 인수전의 성격상 하이브와 카카오가 막판 극적 '맞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
새 주인 '안갯속'…소액 주주 60% 넘어 주총 결과도 오리무중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7일 카카오의 전격 공개매수 발표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IT 공룡' 카카오간 1조원 규모 '쩐(錢)의 전쟁'으로 비화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 들면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수세에 몰린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측이 '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카카오의 반격…당황한 하이브·미소 짓는 SM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전격 선언한 것은 무엇보다 두둑한 현금 '실탄'이 뒷받침돼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천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약 9천억원의 자금이1차로 들어온 상태다.
법원이 지난 3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손을 들어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SM 지분 9.05%의 취득이 막혔지만, 이런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공개매수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가요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투자 유치한 1조원 안팎의 거금으로 사들일 수 있는 '알짜 매물'이 연예계에서는 사실상 SM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고, 카카오엔터의 상장을 지속해서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SM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SM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그동안 견지한 'SM과의 사업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며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쟁자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이달 말 주주총회를 준비해왔지만, 상황이 급반전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목표대로 지분 최대 35% 획득에 성공한다면 현재 20%에 미치지 못하는 하이브·이수만을 훌쩍 앞질러 최대 주주에 곧바로 등극하게 된다.
이제 공은 다시 하이브에 넘어온 상태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추격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우디 등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와 현금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불과 약 1개월 전까지 9만원을 밑돌던 SM 주식을 16만∼17만원에 다시 공개매수를 했다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서다.
하이브는 이제 막 카카오의 공개매수 카드가 공개된 만큼 황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관계자는 "현재 내부 논의 중으로 당장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반면 가처분 인용으로 한동안 궁지에 몰렸던 SM 현 경영진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주주 표심은 어디로
가요계 안팎에서는 SM의 새 주인의 행방은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개매수 결과도 살펴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 판세가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로 지분을 대거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주주명부폐쇄 이후여서 의결권은 없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당초 보유했던 18.4%가 하이브에 확실한 의결권이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액 주주의 비율이 60%를 넘어 이들이 이달 말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이에 하이브와 카카오·SM 현 경영진 양측은 이사회 장악을 목표로 남은 24일간 치열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하이브는 이달 2일 일찌감치 주주제안 홈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기아차와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사례를 들며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SM 현 경영진도 전날 자사를 상징하는 분홍색이 돋보이는 '세이브 SM 3.0'(SAVE SM 3.0)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주의 선택을 호소했다.
주주총회에서 선택을 기다리는 이사 후보가 하이브 측은 7명인데 비해 SM 현 경영진 측은 11명이나 된다는 점도 변수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번 인수전의 성격상 하이브와 카카오가 막판 극적 '맞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