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청춘] ⑤ 폐허가 '핫플'로…구도심 살린 이상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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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관아골 카페 '세상상회' 개업…도시재생 전문가로 활동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환경 만들고 싶어" 사랑방 역할 고민
[※ 편집자 주 = 좁아진 취업 문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청년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십상이라는 위기의식도 팽배합니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모험을 택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서 답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연합뉴스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꿈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총 20회에 걸쳐 매주 월요일 송고합니다.
]
"카페라기보다 색다른 것을 갈구하는 지역 청년들의 쉼터 같은 곳이죠" 충북 충주시 성내충인동 관아골 골목에 자리 잡은 카페 '세상상회'의 주인장 이상창(40)씨는 자신의 일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세상상회는 커피나 디저트를 파는 카페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하지는 않다.
이 지역 청년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컵이나 가방, 휴대전화 소품 등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 청년 작가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판매도 한다.
카페 옥상은 소형 공연장이다.
끼를 발산하고 싶은 청년 음악인들이 자유롭게 이곳을 찾아 공연한다.
청년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세상상회가 들어서기 전까지 관아골은 '우범지대'처럼 비치는 우울한 곳이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청은 물론 여러 기관이 몰려있는 정치, 역사, 문화, 예술, 상권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신시가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기관들이 속속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 상권은 급속도로 쇠퇴했다.
어둠이 깔리면 인적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충주시가 관아골 빈 점포를 특색 있는 상권으로 조성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대표가 충주와 인연을 맺은 때는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됐던 2016년이다.
서울의 도시재생 컨설팅기관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이때 충주 성내동 도시재생사업에 연구원 신분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 총괄계획을 맡게 되면서 지역 청년들과 인연을 쌓게 됐다.
이씨가 결국 충주 관아골에 뿌리를 내리기로 마음 먹었고 2018년 5월 카페를 차렸다.
주변 사람들은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렸지만, 텅텅 빈 관아골은 그에게 매력덩어리였다.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인데도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블루오션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가 생활해 온 수도권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저렴한 부동산도 마음에 들었다.
이 대표는 1940년대 지어진 20평짜리 일본식 옛집과 1970년대 한옥을 매입, 리모델링해 카페 문을 열었다.
커피는 물론 충주시 엄정면에서 부모님이 생산한 복숭아나 충주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디저트도 곁들였다.
구수한 향기의 커피와 상큼한 디저트는 옛집이 뿜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청년들을 금세 열광시켰다.
이 대표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청년들도 하나둘 모여들어 이 골목에 가게를 냈다.
이렇게 차려진 가게는 10곳이나 된다.
어린이 미술학원, 유리공방, 도자기 공방, 굿즈 디자이너 등이 자리를 잡았다.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이 골목은 '핫 플레이스'가 됐다.
주말이면 골목이 수백 명의 인파로 넘쳐난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세상상회는 상당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골목길 가게 회원들로 구성된 보탬플러스협동조합도 이끌고 있다.
조합이 중심이 돼 2018년 꾸려진 '담장(담벼락장터)마켓'도 대박을 터뜨렸다.
1년에 대여섯 번 토요일에만 열리는 이 마켓은 전국에서 1천500명∼2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플리마켓이 됐다.
이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고 싶다는 판매자들이 너무 많아 지금은 50∼60명만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담장 마켓은 다음 달 15일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진행한다.
이 대표는 조합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로 '골목 살리기'를 꼽고 있다.
쇠락한 골목이 살아야 지역 사회가 발전할 수 있고, 이런 토대가 받쳐줘야 도시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와 그의 아내(이세은) 이름을 한 글자씩 따 만든 세상상회 명칭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단순히 커피나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기보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문화를 판매하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골목 생활을 하며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환경 만들고 싶어" 사랑방 역할 고민
[※ 편집자 주 = 좁아진 취업 문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청년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십상이라는 위기의식도 팽배합니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모험을 택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서 답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연합뉴스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꿈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총 20회에 걸쳐 매주 월요일 송고합니다.
]
"카페라기보다 색다른 것을 갈구하는 지역 청년들의 쉼터 같은 곳이죠" 충북 충주시 성내충인동 관아골 골목에 자리 잡은 카페 '세상상회'의 주인장 이상창(40)씨는 자신의 일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세상상회는 커피나 디저트를 파는 카페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하지는 않다.
이 지역 청년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컵이나 가방, 휴대전화 소품 등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 청년 작가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판매도 한다.
카페 옥상은 소형 공연장이다.
끼를 발산하고 싶은 청년 음악인들이 자유롭게 이곳을 찾아 공연한다.
청년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세상상회가 들어서기 전까지 관아골은 '우범지대'처럼 비치는 우울한 곳이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청은 물론 여러 기관이 몰려있는 정치, 역사, 문화, 예술, 상권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신시가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기관들이 속속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 상권은 급속도로 쇠퇴했다.
어둠이 깔리면 인적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충주시가 관아골 빈 점포를 특색 있는 상권으로 조성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대표가 충주와 인연을 맺은 때는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됐던 2016년이다.
서울의 도시재생 컨설팅기관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이때 충주 성내동 도시재생사업에 연구원 신분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 총괄계획을 맡게 되면서 지역 청년들과 인연을 쌓게 됐다.
이씨가 결국 충주 관아골에 뿌리를 내리기로 마음 먹었고 2018년 5월 카페를 차렸다.
주변 사람들은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렸지만, 텅텅 빈 관아골은 그에게 매력덩어리였다.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인데도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블루오션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가 생활해 온 수도권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저렴한 부동산도 마음에 들었다.
이 대표는 1940년대 지어진 20평짜리 일본식 옛집과 1970년대 한옥을 매입, 리모델링해 카페 문을 열었다.
커피는 물론 충주시 엄정면에서 부모님이 생산한 복숭아나 충주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디저트도 곁들였다.
구수한 향기의 커피와 상큼한 디저트는 옛집이 뿜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청년들을 금세 열광시켰다.
이 대표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청년들도 하나둘 모여들어 이 골목에 가게를 냈다.
이렇게 차려진 가게는 10곳이나 된다.
어린이 미술학원, 유리공방, 도자기 공방, 굿즈 디자이너 등이 자리를 잡았다.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며 이 골목은 '핫 플레이스'가 됐다.
주말이면 골목이 수백 명의 인파로 넘쳐난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세상상회는 상당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골목길 가게 회원들로 구성된 보탬플러스협동조합도 이끌고 있다.
조합이 중심이 돼 2018년 꾸려진 '담장(담벼락장터)마켓'도 대박을 터뜨렸다.
1년에 대여섯 번 토요일에만 열리는 이 마켓은 전국에서 1천500명∼2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플리마켓이 됐다.
이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고 싶다는 판매자들이 너무 많아 지금은 50∼60명만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담장 마켓은 다음 달 15일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진행한다.
이 대표는 조합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로 '골목 살리기'를 꼽고 있다.
쇠락한 골목이 살아야 지역 사회가 발전할 수 있고, 이런 토대가 받쳐줘야 도시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와 그의 아내(이세은) 이름을 한 글자씩 따 만든 세상상회 명칭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단순히 커피나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이기보다 청년들과 소통하며 문화를 판매하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골목 생활을 하며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