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여진 1만회…강진 사망자 5만1000명 넘어
지난달 6일(현지시간) 두 차례의 강진이 강타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의 사망자가 5만1천 명을 넘겼다.

피해 지역에 한파가 닥치고 눈까지 내린 탓에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고, 시리아에서는 10년 넘게 계속된 내전과 정치적 갈등으로 난민들의 고통이 가중됐다.

튀르키예에서만 20만 채에 가까운 건물이 무너지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는 등 직접 피해액이 45조 원이 넘는다는 추산이 나온다. 이로 인해 200만여명의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지진 난민'의 길로 들어서게 된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대지진은 발생 이후 한 달을 앞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벌써 1만 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고 지난달 20일과 27일 각각 규모 6.3과 5.6 지진으로 건물이 추가로 붕괴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규모 7.8의 첫 번째 지진은 지난달 6일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주변에서, 규모 7.5의 두 번째 지진은 약 9시간 후인 오후 1시24분 가지안테프 북쪽의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 사망자는 4일 기준 튀르키예 4만5천89명, 시리아 5천914명 등 총 5만1천3명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사고 후 한 달을 맞는 현 시점에도 철거가 진행되면서 사상자 집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 중 5번째에 해당한다.

매체나 기관별로 집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2010년 아이티 지진(약 22만∼31만6천 명),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인도양) 지진·쓰나미(약 16만∼22만7천 명),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약 7만∼8만7천 명), 2005년 파키스탄 지진(7만∼8만6천 명)을 21세기 들어 피해가 가장 컸던 지진으로 꼽는다.

또한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해가 됐다. 이전까지 튀르키예 최대 지진은 1939년 동북부 에르진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당시 사망자는 3만 명이었다. 이번 지진이 대부분 주민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참변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

시리아의 경우 10년 넘게 계속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약해진 난민촌 건물들의 피해가 더욱 컸다. 게다가 시리아 정부가 반군 지역으로 인력과 장비를 보낼 통로를 제때 열어주지 않아 구조 작업이 방해를 받았다.

최근 튀르키예 재난관리청(AFAD)은 피해 지역에서 대피한 이들은 약 200만 명으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330여 개 텐트촌과 160여 개 컨테이너 단지가 지어졌다고 밝혔다.

AFAD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만 52만 개 아파트를 포함해 건물 17만여 채가 완전 붕괴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첫 지진 이후 벌써 한 달이 다 됐지만 강력한 여진이 끊이지 않는 점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튀르키예 동남부 말라티아에서 발생한 5.6 규모의 지진으로 1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다. 20일에는 튀르키예 동남부 안타키아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튀르키예 3명, 시리아 5명 등 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

AFAD는 첫 지진 이후 지난 1일까지 여진이 1만1천 회에 달했으며, 이들 중 최대 규모는 6.6이었고 5∼6 규모짜리도 40차례가 넘었다고 밝혔다.

학계에선 대륙판인 아나톨리아판에 자리 잡은 지역 특성상 지진이 빈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아가 지질학자들은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아나톨리아와 유라시아 지각판이 합류하는 지점이자 지진 위험이 있는 북아나톨리아 단층 지역에서 멀지 않은 탓에 '파괴적인'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스탄불에서의 지진은 파괴력이나 사회 경제적 피해의 측면에서 이번 지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USGS는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이 맞닿은 3중 접점 주변에서 여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