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재작년보다 6.3% 감소… 집중호우·열대야 시 증가
'궂은 날씨에 공사 지연' 증명이나 보험처리·재판에 사용
"어제 비 온 거 맞죠?"…기상현상증명 작년 5만6천건 발급
지난해 기상청에 과거의 날씨를 확인받아간 건수가 5만6천여건으로 나타났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기상현상증명 발급 건수는 5만6천727건이다.

기상현상증명은 기온, 강수량, 적설량, 풍향, 풍속, 습도, 구름양, 가시거리 등 과거 날씨를 기상청이 관측자료로 증명해주는 것이다.

작년 발급 건수는 재작년 6만518건보다 6.3%(3천791건) 적다.

최근 5년간 기상현상증명 발급 건수를 보면 2018년 3만7천632건, 2019년 3만9천755건, 2020년 6만9천71건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가 재작년과 작년 줄었다.

발급 건수 감소는 단순히 과거 날씨를 확인하려는 것이 목적이면 기상자료개방포털 등을 이용해 검색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의 경우 가물었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과거에 비가 내렸는지 증명하려는 수요가 기상현상증명 수요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상현상증명 발급 건수를 분기별로 나눠보면 강수량과 강수일이 평년보다 매우 적었던 봄철을 비롯해 1분기와 2분기는 전년보다 30% 적었으나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고 긴 열대야가 이어진 여름이 포함된 3분기와 4분기에는 전년 대비 각각 18%와 7% 많았다.

기상현상증명 활용처는 광범위하다.

주로 날씨 탓에 공사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할 때, 보험처리, 재판 등에 사용된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북상했을 때 한 항만에서 크레인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후 크레인 운영업체가 크레인 붕괴 시 풍속이 설계기준에 못 미쳤다는 기상기록을 법원에 제출하며 소송을 제기해 손해를 배상받은 바 있다.

지난해 기상현상증명 발급 목적을 보면 '토목·건축'이 40.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법률·보험'이 31.1%를 차지했다.

두 항목은 재작년에도 기상현상증명 발급 목적 1위와 2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농사를 짓는 분들의 경우 땅이 얼고 녹는 시점이 중요해 지중온도를 발급받아 보시기도 한다"며 "건축물 설계 시 어느 정도 날씨까지 견디도록 지어야 하는지 확인하고자 기상현상증명을 발급받을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기상현상증명은 지상과 해양 721개 지점에 대해 발급된다.

기상현상증명 대상 지점은 재작년 '지상 610개 지점'으로 기존(100여개)보다 대폭 확대됐고 작년부터는 해양 111개 지점이 추가됐다.

기상청은 올해 다른 공공기관의 기상관측자료에 대해서도 기상현상증명을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