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최종 확보 지분에 관심…"30% 이상이면 일부 성공"
SM 공개매수 때 개인·기관 모두 장내 매도…"가격 불만족"
하이브가 진행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이하 SM) 공개매수 동안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들도 장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의 주요 응찰 대상인 기관투자자들이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에 동의하지 않아 참여를 외면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은 최종적으로 하이브가 추가 확보한 지분이 어느 정도일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 하이브는 SM 발행주식의 약 25%를 주당 12만원에 매집하는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원래 종료일은 1일이지만, 공휴일인 만큼 실질적인 마감일은 지난달 28일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기간인 지난달 10∼28일 기관투자자는 SM 주식을 2천36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가운데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 등'은 932억원을 순매도했고 투자 신탁사와 사모펀드도 각각 758억원, 377억원 매도 우위였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도 SM 주식을 612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 모두 에스엠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을 두고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참여율이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개인이 장내 매도한 물량을 기관이 사들인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개인은 장외거래인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하므로 장내 매도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기관투자자들은 개인이 내놓은 물량을 매수한 후 공개매수에 참여해 1∼2% 수준의 차익을 노리게 된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역시 해당 기간 개인이 4천525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은 6천623억원을 순매수해 유사한 거래 구조를 보였다.

SM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웃돌면서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 기간 SM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2천41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기타법인이었다.

기타법인은 기관투자자(금융투자, 보험, 은행, 연기금, 국가·지자체 등)를 제외한 일반 법인으로, 하이브는 기타법인의 대량 매수가 비정상적이라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들이 SM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는 것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에 동의하지 않고 수익률 관리 등을 위해 장내에서 자체 거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내에서 SM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경우 카카오의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주가 상승을 기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 공개매수 때 개인·기관 모두 장내 매도…"가격 불만족"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이번 공개매수의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을지는 SM 경영권 분쟁에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가 목표 수량에 미치지 못해도 전량 매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SM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지분 30%가 필요하다고 보는 만큼 하이브의 최종 확보 지분이 이를 넘어설지가 관심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이미 SM 지분 14.8%를 확보한 상황이므로 공개매수를 통해 약 15%를 추가 매입해 총 30% 이상이 된다면 공개매수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카카오가 지분 경쟁에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