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환영만찬 이어 2일 본회의…한국선 박진 장관 대신 2차관 참석
인도서 G20 외교장관 회의 개막…미중 갈등 속 우크라전 등 논의
국제사회의 현안을 논의할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1∼2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다.

인도 외교부 등에 따르면 행사는 1일 오후 공식 환영 만찬으로 시작되며 2일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개도국 채무, 테러 대응, 식량·에너지 안보 등 여러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다.

공식 행사 외 각국이 별도로 만나는 양자 회담도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 장관에서 서방과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 중국의 친강 외교부장 등에 이르기까지 G20 회원국을 비롯해 초청국 장관 등 40여개국 대표가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대신 이도훈 2차관이 참석한다.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서방과 러시아의 충돌 등 각종 대립이 격화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파열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외교부의 한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개도국의 입장을 전하려는 인도의 의도와 달리 우크라이나 이슈가 이번 행사의 최고 어젠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했지만 회의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회원국 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이견이 불거지면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못했다.

주요 서방국가 대표들은 당시 G20 재무장관 회의의 성명이 지난해 G20 정상회의 선언에서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한 G20 정상들은 지난해 11월 발리 회의에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런 서방 국가의 태도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외교관 출신인 아닐 와드와는 "이번 회의에서도 외교 장관들이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다룰 공통의 언어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중간 신경전도 관심사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이른바 '정찰 풍선' 사태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동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바 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찰풍선의 침범을 규탄했지만, 왕이 위원은 자국의 풍선을 미국이 격추한 것에 대해 "무력 남용"이라며 갈등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두 개의 길을 갈 수 없다"며 중국의 대(對)러시아 군사 무기 지원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기도 했다.

오는 3일에는 뉴델리에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외교장관 회의도 열린다.

G20 외교장관 회의와 마찬가지로 하야시 외무상의 쿼드 회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델리에서는 2∼4일 연례 다자간 정치안보회의 '라이시나 다이얼로그'도 개최된다.

이 회의는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 재단(ORF)이 주관하며 라브로프 장관 등도 참석 예정이다.

인도서 G20 외교장관 회의 개막…미중 갈등 속 우크라전 등 논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