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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핫'한 테마에서 작전주 판쳐…편입 과정 살펴보니
리튬 테마에 묶으려다 거래 정지되기도

작전세력과 개인투자자 접근법 자체가 달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통해 '법인등기' 확인해야
[마켓PRO] 테마株 작전에서 개인투자자 살아남는 법은?…"이 주식 조심해라"
"테마주 편입에 성공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주가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테마주 전략(?)은 '작전 세력'에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죠. 대부분 시세조종에 활용된 테마주는 끝이 안 좋습니다. 그렇다고 테마에 속한 모든 종목이 작전주라는 것은 아닌데, 일부 조건에 해당하는 종목의 경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때 주식시장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동했던 A씨는 코스닥시장에서 테마주 투자에 나설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만 믿고 자칫 작전주에 투자할 경우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그는 코스닥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일삼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과 소액주주들이 테마주에 접근하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A씨는 시장 참여자들이 테마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대부분의 이유가 기존에 발행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유도, 유상증자나 CB 발행 등 추가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하락을 유도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것이다. 통상 CB의 주식 전환 등 신주 발행은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킨다.

작전 세력들이 테마주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단 이유에서다. 주식시장에서 돈이 몰리는 업종을 파악하려면 테마주를 참고하라는 말이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선 테마주 편입만큼은 확실히 효과를 거두는 곳이 없다.

A씨는 작전 세력들이 테마주 편입을 하기 위해선 여러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쉘(shell)을 정하고 펄(Pearl)을 내놓은 후 롤링(Rolling)으로 시세를 조종한다"면서 "이는 불공정거래지만, 쉘은 시세조종 대상 상장사를, 펄은 주가부양을 위한 호재성 공시(M&A나 신사업)나 뉴스, 롤링은 주식을 사고팔면서 거래량을 늘려 주가를 올리는 행위"라고 말한다.

여기에 차트를 그리는 파트까지 테마주 작전에 참여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둘 확률이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차트를 그린다는 의미는 시세조종을 하기 전에 언제 시작해서, 거래량은 얼마나 나와야 하고, 언제 주가가 올라야 개미투자자들이 붙는지 이른바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말한다.

A씨는 "이 불법적인 행위들은 다 대세 테마에 묶이기 위한 작업인데,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수익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작전 세력들은 주가 수익률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매도 물량을 쏟아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테마 작전주 참여자들은 차익실현을, 상장사 실질적 주인(대주주)들은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CB의 주식 전환 유도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미래 산업에서 관련주를 선점하려는 소액주주들의 테마주 투자법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테마주에 묶이는 것이 어렵지, 실체가 없는 비상장사를 떠와 상장사에 붙인 뒤(쉘에 펄을 붙인다) 관련 테마의 사업을 하는 것처럼 시장에 알린 뒤 시세조종(롤링)을 통해 주가를 띄어 개인투자자들을 현혹하는데, 이런 종목을 사면 결국 피해는 소액주주들이 짊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비상장 건설사를 보유 중인 코스닥 상장사 H사가 리튬 테마에 편입하기 위해 여러 작업을 벌였으나, 지금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 상장사는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외국계 기업을 통해 리튬 채굴 사업에 나설 계획이었다. 문제는 리튬 테마 편입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자 일부 CB들이 주식으로 전환, 시장에 쏟아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해당 회사의 실질 주인인 B회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잡음이 잇따르는 상황.

A씨는 테마에서 작전주를 피하기 위해선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으로 차입 경영 여부, 무자본 M&A, 재무 상태 등이 있다. 그는 "무자본 M&A를 통해 상장사를 사들인 주체들이 테마주 작업에 나서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회사 이익보다 큰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 차입 경영을 일삼거나 실체 확인이 어려운 비상장사 인수 등에 나서는 종목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어떤 상장사가 외부에서 펄(M&A)을 들여오는 경우 최소한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의 법인등기 열람을 통해 자본금과 등기이사라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