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론 에어쇼 첫 참가…공군참모총장, 현지서 T-50 수출 '근접지원'
원주서 1만㎞ 날아가 호주하늘 난 블랙이글스…적도남방 첫비행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처음으로 지구 남반구에서 비상했다.

블랙이글스는 28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인근 도시 절롱의 애벌론 공항에서 열린 '호주 애벌론 국제에어쇼'에 참가했다.

6·25전쟁 정전 직후부터 특수비행을 선보인 한국 공군이 적도 이남에서 특수비행을 펼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벌론 에어쇼 참가 역시 이번이 처음이며, 블랙이글스는 이번 에어쇼 참가를 위해 지난 15일 원주기지를 출발해 제주,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약 1만㎞를 날아왔다.

호주 측은 2021년에도 블랙이글스를 초청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산됐다가 호주 측이 이번에 재차 초청장을 보내 성사됐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열린 애벌론 에어쇼의 오프닝(개막식)에서 단독 비행을 맡았는데, 해외에서 열린 에어쇼의 개막식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 역시 이번이 최초다.

이날 현지 기상이 좋지 않아 고난도 기동을 펼치지는 않았지만, 30개국 항공기 160여 대가 참가하는 대규모 외국 에어쇼의 시작을 장식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군 관계자들이 평가했다.

공군 관계자는 "블랙이글스가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그 실력을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원주서 1만㎞ 날아가 호주하늘 난 블랙이글스…적도남방 첫비행
한국 공군 특수비행의 기원은 6·25전쟁 정전 이후 첫 국군의 날이던 1953년 10월 1일 F-51 '머스탱' 항공기 4대로 편대비행을 선보인 데서 찾을 수 있다.

블랙이글스는 1966년 신규 도입된 F-5A '프리덤파이터' 전투기와 함께 창설됐으며 팀 이름은 조류의 왕 '독수리'와 권위·관록·위엄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결합해 만들었다.

블랙이글스는 2009년 국산 항공기 T-50 '골든이글' 시대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K-방산 홍보의 선봉에 섰다.

2012년 영국에서 열린 와딩턴 에어쇼 등에 참가해 처음으로 해외 에어쇼에 진출했으며 2013년 제53특수비행전대로 승격됐고 현재 T-50을 특수비행용으로 개량한 T-50B 기종을 운용한다.

블랙이글스가 호주 등으로 진출하는 것은 한국 공군력의 발전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공군 조종사와 국산 항공기 기동을 눈으로 확인하려는 해외 수요가 늘어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원주서 1만㎞ 날아가 호주하늘 난 블랙이글스…적도남방 첫비행
이번에는 정상화 공군참모총장도 직접 호주 현지를 방문, 국산 T-50 계열 항공기 홍보에 앞장섰다.

정 총장은 이날 애벌론 에어쇼와 연계해 열리는 방위산업 박람회에 차려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 부스를 찾아 외국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T-50 항공기를 알렸다.

정 총장은 특히 T-50 시뮬레이터에 직접 탑승하고, T-50 관련 KAI와 협력 관계인 록히드마틴 부스도 방문해 T-50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로버트 치프먼 호주 공군총장과 만나 T-50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호주 공군은 항공전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전술 입문기 획득을 검토 중이며, T-50 계열도 고려 대상 중 하나로 알려졌다.

정 총장은 이번 에어쇼·박람회 참가국이 대부분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국들인 점을 고려해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협력해서 방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각국 전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