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백악관이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미국의 중국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백악관과 미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코로나19 기원이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우연히 유출됐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제출했다. 판단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연구소 기원설을 주장했다. WSJ은 “에너지부와 FBI가 나란히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결론에 도달한 이유는 서로 달랐다”고 보도했다.

에너지부를 포함한 미국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 기원을 두고 엇갈린 답을 내리고 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와 다른 4개 정보기관은 야생동물 감염설을 지지한다. 미 중앙정보국(CIA) 등 2개 정보기관은 두 가설 사이에서 확답을 못 내리고 있다. 연구소 유출설을 지지한 에너지부는 미국 내 각종 생물학 연구소를 관할에 두고 있어 과학적 권위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중국이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언급도 나왔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방송매체인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단계로 나아가진 않았지만 그 선택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지도 않았다”며 “무기 지원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도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러시아에 드론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매콜 미 공화당 의원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드론 100기를 보내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