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쓰레기를 가져가면 바다생물 과자를 받을 수 있는 씨낵 행사에서 한 어린이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해변의 쓰레기를 가져가면 바다생물 과자를 받을 수 있는 씨낵 행사에서 한 어린이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3년만에 코로나 방역이 완화되며 국내 여행 패턴에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개인의 일상 관심사나 취향과 관련된 경험을 추구하며, 다양한 테마를 가진 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3년 국내관광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모멘트(M·O·M·E·N·T)’를 선정했다. 로컬관광(Meet the local) 아웃도어·레저여행(Outdoor·leisure travel) 농촌 여행(Memorable time in rural area) 친환경 여행(Eco-friendly travel) 체류형 여행(Need for longer stay) 취미 여행(Trip to enjoy hobbies)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엔데믹 시대에 여행 정상화를 통해 일상의 모든 순간이 여행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3년간의 이동통신, 소비지출, 소셜미디어 등의 빅데이터, 전문가 심층 인터뷰 그리고 세대별 및 여행 주제별 소비자 설문조사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관광에서도 개인과 현재에 집중하는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 환경에 관한 관심 증가, 재택근무 확산, 아웃도어 수요 증가 등 사회 전반의 거시적 변화가 여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맛집이나 특산품,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역사 체험 등 지역 고유의 여행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레저스포츠 여행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걷기, 등산 등 야외활동과 서핑, 골프, 테니스 등에 대한 관심이 체험 여행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기 위한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또 코로나 이후 번잡하고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드는 농촌 여행도 재조명되고 있다. 기후 위기 등에 대한 전세계적인 우려가 커지며 대두된 지속가능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환경보호 실천 여행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재택·원격근무 증가로 일터와 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며 한 달 살기, 워케이션 등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래 살아보는 여행의 수요도 늘고 있다.

김형준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향후에는 트렌드라는 본질 특성에 맞게 새로운 시사점을 분기별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여 급변하는 관광환경에 관련 기관 및 업계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