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한창입니다.

이들 기업의 성적표에 따라 개인투자자간 희비가 확연히 엇갈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우선 실적이 잘 나온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어떤 기업이 좋은 성과를 냈나요?

<기자>

토탈 헬스케어 그룹인 휴온스그룹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올해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휴온스그룹의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 성장했는데요.

휴온스와 같은 주요 상장 자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휴온스메디텍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안정적인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겁니다.

동아제약의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역시 지난 2013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조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습니다.

동아제약과 물류 회사인 용마로지스 등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가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견인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이들 기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 혜택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증시의 명언 중 하나가 바로 '주가는 실적의 함수다'라는 게 있는데요.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뛰고, 반대로 실적이 하락하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의미인데, 좋은 실적을 거둔 이들 기업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가운데 휴온스글로벌의 경우 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가 4%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이후로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휴온스그룹의 주요 자회사인 휴온스의 경우 실적 발표일 당시 13%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경우 장 마감을 얼마 안 남겨두고 실적을 공시했는데요.

이날 코스피 지수가 1% 가까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보합에 마감하며 나름 선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양호한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이란 이점 외에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 혜택도 있다구요?

<기자>

네 맞습니다. 바로 자사주 취득과 배당 등 주주환원입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는데요.

실제 휴온스그룹은 두둑한 현금배당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을 비롯해 그룹 내 주요 상장사인 휴온스, 휴메딕스의 현금배당을 결정한건데요.

이 가운데 휴메딕스의 경우 현금배당 수준이 전년보다 25%나 늘렸습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요 자회사인 동아에스티 역시 통큰 주주환원 정책을 선보였는데요.

지난해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이어 주식 배당을 연이어 결정했습니다.

양호한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 여기에 배당금마저 받게 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추가 상승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주주환원으로 앞서 언급한 기업들보다 더 부각된 기업이 국내 바이오 대장주 중 하나인 셀트리온입니다. 얼마나 통 큰 주주환원책을 내놓은건가요?

<기자>

셀트리온은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미리 통 큰 주주환원책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시장에선 지난해 셀트리온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성장에 대한 자신감에 셀트리온이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셀트리온그룹의 의약품 유통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습니다.

이미 이 두 기업은 지난해에만 무려 3,3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입했고, 동시에 현금 배당과 주식 배당에도 나섰는데요.

이를 고려하면 올해 역시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자사주 매입 뿐 아니라 배당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들 기업과 달리 실적이 안 좋은 기업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상황은 조금은 암울하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름 인지도가 있는 기업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 기업들의 경우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주가 하락, 여기에 배당금마저 낮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GC녹십자인데요.

GC녹십자는 지난해 전체로 보면 1조7천억원이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4분기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22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건데요.

이 같은 실적이 나오면서 CG녹십자의 주가는 다음날 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배당금 역시 지난해엔 보통주 1주당 2천원을 책정했지만, 올해는 1,750원으로 12.5% 줄었습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바디텍메드 역시 코로나19 진단키트 의존도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는데요.

이같은 실적 부진에 배당금마저 25% 축소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1% 가까이 상승한 장에서도 주가는 약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실적이 부진해도 배당금을 주는 기업은 그마나 형편이 나은 편이라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배당금은 고사하고,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요.

유전자교정 전문기업 툴젠,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고바이오랩, 항체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수년간 적자를 기록중인데, 올해 역시 적자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인데요.

그나마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다행인데, 그러지 못하는 기업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실적이 부진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자금 조달이 원활해야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데, 실적 악화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개발중인 파이프라인의 대거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돼 심각할 경우 회사 존속 자체가 불투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제약·바이오 업황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들 적자 기업의 생존 불투명은 업황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건데요.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최근에 3고 소위 금리, 환율, 물가 이런 부분들이 자금에 대한 유동성 때문에 결국은 기업들이 굉장히 압박을 받고, 특히 실적이 따라주지 않는 순수하게 R&D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의 경우 막대한 재원을 투자해야 하고, 이런 부분이 소위 여러 가지 자금의 유동성 때문에 악순환이… 한 두 기업이 연쇄적으로 같이 물리면서 전반적인 제약·바이오 산업 자체가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결국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선 과거와 같은 임상 등 기대감만으로 제약·바이오주를 접근하기엔 리스크가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실적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실적에 따라 춤추는 주주정책…바이오 어닝시즌 골라보기
박승원기자 magun122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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