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부, '미국 총기폭력 확산에 대한 진실' 보고서 발표
중국, 미국 총기문제 맹비난…"아메리칸 드림 산산조각"
중국이 미국의 고질적인 총기 문제에 대해 미국 사회에서 지우기 어려운 '인권 오점'이 됐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홈페이지에 '미국 총기 폭력 확산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5천 자 분량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찰 풍선'(중국은 기상 관측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갈등 속에서 지난 9일 미국의 마약 문제를 겨냥한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총기 문제도 거론한 것이다.

중국은 보고서에서 "총기 폭력은 미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그 영향은 피해자 본인과 가정을 넘어 사회와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와 치안 문제 외에도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심리적 상처를 가져왔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 정부의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계획이나 소리만 요란하고 실행한 것은 적다'라는 의미의 '뇌성대 우점소'(雷聲大 雨点小: 천둥소리는 크지만 빗방울은 작다)라는 속담을 인용한 뒤 "실효를 보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 발의 총성이 이른바 '모든 사람은 빼앗길 수 없는 생존과 자유를 누린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산산조각 냈고, 미국식 인권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반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자국민의 생명권을 무시하고 날로 증가하는 총기 문제에 직면해 여전히 허풍을 떨며 다른 나라의 인권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한다"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자국민을 총기 폭력의 공포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7일 '총기 폭력은 미국의 지울 수 없는 인권 오점'이라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자국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논평 성격인 종성(鐘聲·종소리)에서 "총기 폭력 문제는 미국의 거버넌스 역량 쇠퇴를 부각했다"며 "서로 방해하는 정치제도, 날로 양극화되는 정치권, 온갖 수단을 쓰는 이익집단 등은 총기 규제를 어렵게 하고 총기 금지를 불가능한 임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4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