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보다 못벌었네"...TSMC 단타 친 버핏 수익률은?
‘투자의 귀재’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지난해 4분기 대만의 반도체회사 TSMC 지분은 대거 매각한 반면 애플은 추가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에 매입한 TSMC 지분 약 86%를 지난해 4분기에 매각했다. 버핏의 보유 지분 중 10번째로 컸던 TSMC는 이로써 약 830만 주만이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남아있게 됐다.

앞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에 TSMC 주식을 41억 달러(약 5조2천400억원) 어치 매입해 9월 말 기준 TSMC 주식예탁증권(ADS) 6천1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 분기 사이 5천180만여 주를 팔아치운 것이다.

버크셔는 TSMC를 대략 68.5달러에 매수해 74.5달러에 팔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계산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의 TSMC 시세차익은 3억1천80만 달러(약 3천970억원)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TSMC는 지난 4분기 약 9% 오르는 데 그쳤으나 올해 들어 현재까지 30% 이상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캐시 시퍼트는 “벅셔해서웨이의 TSMC 평균 투자단가는 주당 68.5달러, 평균 매도가는 74.5달러로 버핏과 벅셔해서웨이에는 큰 승리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전자제품 수요 감소로 반도체 업황이 침체하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5% 감소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내놨다. TSMC는 올해 하반기까지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도 당시 덧붙였다.

버핏의 이례적인 ‘단타’ 투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를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일각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지정학 갈등 장기화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버핏은 보유 지분 중 1위인 애플의 지분은 더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버핏은 32억 달러(약 4조892억원) 어치의 애플 주식 2천80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버핏은 정보기술(IT) 업계에 대규모 투자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애플의 경우 소비재 회사로서의 성격을 더 중시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