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고 버려도 돈 된다"…600조 '미래 금광' 사업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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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폐차해도 '알짜' 남는다
전기차 폐차 대수 2040년 4200만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2050년 600조원으로
EU '핵심원자재법', 올 1분기 세부안 발표
ESS로 재사용하거나 리튬 등 원재료 재추출
중국 CATL·BYD 대규모 투자로 시장 선두
LG엔솔·삼성SDI 등 원재료 재확보에 사용
전기차 폐차 대수 2040년 4200만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2050년 600조원으로
EU '핵심원자재법', 올 1분기 세부안 발표
ESS로 재사용하거나 리튬 등 원재료 재추출
중국 CATL·BYD 대규모 투자로 시장 선두
LG엔솔·삼성SDI 등 원재료 재확보에 사용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사용 후 남은 배터리의 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시장이 '미래 금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부족과 각종 글로벌 환경규제가 따라붙으면서 오는 2050년이면 이 시장이 600조원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35년 1784만대, 2040년 4277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에 1083만대의 전기차가 새로 등록됐고, 국내에서도 새로 판매된 차량의 9.8%가 전기차였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발생량은 2025년 44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338GWh, 2035년 1329GWh, 2040년 3339G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시장도 커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배터리가 초기 용량의 80% 수준으로 떨어지면 교체가 권고된다.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로 10~15년 사이에 성능 저하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는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다시 충전할 경우 약 10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보증 기간은 통상 8년, 주행거리로는 12만㎞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보급이 최근 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확대됐음을 고려하면 2030년 무렵부터 폐배터리가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는 배터리 진단을 통해 전력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배터리에서 남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원재료 성분을 추출해 전기차 배터리로 재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된다.
배터리 성능이 초기 대비 70~80%면 ESS로 재사용하고 50% 이하면 방전시킨 후 양극, 음극, 분리막으로 분해해 리튬 등 원재료를 회수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성능이 80%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일상 생활용으로 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어 환경적으로도 필수다. 유럽의 경우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을 올 1분기 중 발표해 폐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 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건 중국 기업들이다. 배터리 제조사인 CATL, BYD 등이 배터리 제조와 더불어 폐배터리 재활용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CATL은 2021년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에 6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4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중국 기업들은 ESS 재사용 대신 리튬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데 주력한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이 사업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충북 오창 공장에 설치했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에도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2.6% 확보했다. 향후 10년간 니켈 2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폐기물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2020년 구축했다.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회수된 광물 원자재는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전달돼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초 개발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도 합작법인을 통해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배터리에서 추출해 다시 양극재 소재로 공급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국내 중견 소재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성일하이텍, 코스모화학, 에코프로CNG, 고려아연 등이 폐배터리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대규모 습식제련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내 코발트·니켈·망간·구리·탄산리튬 등을 회수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기존 비철금속 제련 기술력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부족과 각종 글로벌 환경규제가 따라붙으면서 오는 2050년이면 이 시장이 600조원 규모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35년 1784만대, 2040년 4277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에 1083만대의 전기차가 새로 등록됐고, 국내에서도 새로 판매된 차량의 9.8%가 전기차였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발생량은 2025년 44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338GWh, 2035년 1329GWh, 2040년 3339G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시장도 커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배터리가 초기 용량의 80% 수준으로 떨어지면 교체가 권고된다.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로 10~15년 사이에 성능 저하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는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다시 충전할 경우 약 10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보증 기간은 통상 8년, 주행거리로는 12만㎞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보급이 최근 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확대됐음을 고려하면 2030년 무렵부터 폐배터리가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는 배터리 진단을 통해 전력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배터리에서 남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원재료 성분을 추출해 전기차 배터리로 재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된다.
배터리 성능이 초기 대비 70~80%면 ESS로 재사용하고 50% 이하면 방전시킨 후 양극, 음극, 분리막으로 분해해 리튬 등 원재료를 회수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성능이 80%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일상 생활용으로 쓰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어 환경적으로도 필수다. 유럽의 경우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을 올 1분기 중 발표해 폐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 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건 중국 기업들이다. 배터리 제조사인 CATL, BYD 등이 배터리 제조와 더불어 폐배터리 재활용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CATL은 2021년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에 6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4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중국 기업들은 ESS 재사용 대신 리튬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데 주력한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이 사업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충북 오창 공장에 설치했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에도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2.6% 확보했다. 향후 10년간 니켈 2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폐기물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2020년 구축했다.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회수된 광물 원자재는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전달돼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초 개발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도 합작법인을 통해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배터리에서 추출해 다시 양극재 소재로 공급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국내 중견 소재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성일하이텍, 코스모화학, 에코프로CNG, 고려아연 등이 폐배터리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대규모 습식제련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내 코발트·니켈·망간·구리·탄산리튬 등을 회수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기존 비철금속 제련 기술력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