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합동연설회서 "내가 적임"…'尹인연'·지역공략형 공약
장외서 "이준석 그림자 벗어나라" vs "정권 호위병" 설전도
"최종병기" "투사"…與최고위원 후보들, 제주서 당심 공략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13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당심(黨心)' 공략에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 총 83만9천569명 중 제주 지역 선거인단은 총 1.30%에 해당하는 1만893명(전당대회 대의원 115명·책임당원 1만227명·일반 당원 551명)이다.

유흥수 선거관리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원래 제주도는 늘 다른 도와 합쳐서 합동연설회를 해왔는데, 이번만은 제주를 독립적으로, 또 제일 첫 시작의 시점으로 삼자고 결정했다"며 "열기를 보니 참 결정을 잘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최종병기" "투사"…與최고위원 후보들, 제주서 당심 공략
후보들은 '당내 화합'과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완전한 정권교체'에 역할을 하겠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상대를 향한 견제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용태 후보는 지난 이준석 대표 체제 당시 일부 지도부가 "권력과 야합"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고 비판하며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민영삼 후보는 전라도 목포 출신으로 지난 30여년 간 민주당 계열에서 정치 활동을 해왔다며 "(호남 출신의) '귀순용사' 주제를 알고 설치지 않겠다.

최고위원으로 할 수 있는 것만 하겠다.

당내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후보는 여소야대 상황 속 당내 '내부 총질'은 "있을 수 없는 훼방행위"라고 경고하며 "앞으로 더 극악해질 거대 야당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서는 제대로 싸울 후보부터 확실하게 밀어주는 것이 완전한 정권 교체를 기약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의 최종병기 활'이라 소개한 김재원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당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마음) 공략에 나섰다.

김 후보는 제주 방언을 사용하면서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투샷'을 소개 영상으로 내보낸 허은아 후보는 승무원 시절 제주국제공항 내 활주로 인근 4·3 사건 희생자 유해가 매장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을 전하며 적극적인 희생자 유해 발굴을 약속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후보는 "종북좌파와 민주당과 싸울 수 있는 전투력 있는 투사"라 소개하고 "저를 당 지도부에 입성시키면 북한 김정은이 화들짝 놀랄 것"이라며 보수층 표심을 파고들었다.

김병민 후보는 비대위원으로서 당 위기 상황 속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는 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지난날 우리 윤석열 대통령님 후보 시절 선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유일한 대변인"이라며 윤 대통령과의 인연 소개도 잊지 않았다.

정미경 후보는 야당발(發) '가짜뉴스'에 대항하는 '최고의 방패' 역할을 하겠다고 외치는 한편, 제주 지역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종병기" "투사"…與최고위원 후보들, 제주서 당심 공략
1명이 뽑히는 청년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한 후보들도 각자의 장점을 내세운 정견 발표를 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이기인 청년 최고후보는 9년간 지방의회에서 활약한 이력을 내세우며 육지에 비해 높은 '제주도 택배비' 문제 해결을 약속하는 등 '지역·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세웠다.

김정식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방 유인물을 뿌려 고소를 당하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응원 화환 릴레이 운동을 시작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보수층 표심을 공략했다.

김가람 후보는 "호남에서 꺾이지 않고 10년간 활동해 온 진짜 보수 청년"이라며 "호남을 설득하고 서울과 경기를 발로 뛰며 총선 승리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예찬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최전방 공격수'로 미디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격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는 한편, 제주 미디어 특구·미래 공항·VR 테마파크·규제 프리 스마트팜·AI 접목 바이오단지 설치 등의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장 후보는 "당 지도부가 자기 정치한다고 윤석열 대통령 흔들고, 당원권도 정지된 대표 뒤에 졸졸 따라 다니고 일 못 하게 막아 버리면 민간공항도, 미디어 특구도, 미래산업도 뭐하나 제주에 들어오겠나"라며 이른바 '이준석계' 후보들을 저격했다.

후보들은 정견 발표를 마친 후 장외에서도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장 후보는 '이준석계' 후보들을 겨냥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훌륭한 후보자들이 이준석의 그림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에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그분께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한 것 같다"며 "지도부 유경험자로서, 단순히 정권의 호위병 같은 역할은 (지도부로서) 지도력이나 리더십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맞받았다.

김용태 후보로부터 '직전 지도부 사퇴' 비판을 받은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의 성 상납 무마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유가 당 대표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당시 최고위원들은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