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보도…버클리 리서치 그룹에 조사 의뢰했지만 반대 결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선거 사기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외부 연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기대와 달리 반대되는 결론만을 받아든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버클리 리서치 그룹에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네바다 등 6개주의 대선 결과에 대한 검증을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를 제외한 이들 주는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승리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패배한 지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들 6개주를 비롯한 일부 경합주에서 선거 과정에 오류가 발생, 자신들의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은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WP는 외부 조사 기관들이 이 같은 선거 사기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개표기 오작동, 사망자의 투표 사례를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론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그들은 모든 것을 조사했다"며 "주소 변경, 중복 투표, 기계 이상, 사망자 투표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선거 결과가 뒤바뀌었다고 생각할 어떤 증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개표기 작동에 문제가 있었거나 잘못된 주소로 투표용지가 발송되는 사례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전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결론이었다고 한다.

리서치 그룹은 2020년 12월 이 같은 결과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마크 메도스 전 비서실장 등 핵심 그룹에 설명했지만, 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메도스 전 실장은 당시 선거 사기 주장을 되풀이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관계자들은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본인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WP는 "애초 이 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재판에도 제출할 용도로 추진됐지만, 결국 외부에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며 "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의 틀렸다는 것만 가리켰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