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연구소 설문조사…최우선 해결 과제는 실업·경기침체
"동남아 영향력 중국이 압도적…지지도는 미국이 더 높아"
동남아시아에 미치는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중국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동남아 국민들이 더 선호하는 초강대국은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2023년 동남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국민들은 동남아에 가장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기구로 중국(59.9%), 아세안(15.0%), 미국(10.5%) 등을 꼽았다.

다만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전년 76.7%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아세안과 미국은 각각 7.6%, 9.8%에서 상승했다.

정치적·전략적 영향력은 중국(41.5%), 미국(31.9%), 아세안(13.1%) 순으로 나타났다.

역시 중국이 가장 컸지만 전년(54.4%)보다 감소했다.

미국은 29.7%에서 상승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지고 있으며, 중국보다 미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 지역 영향력 확대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양국 중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61.1%로 중국(38.9%)보다 더 많았다.

미국은 지난해 57.0%보다 더 높아졌고, 중국은 43.0%에서 하락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아세안 회원국 응답자 1천308명이 참여했다.

조사 대상에는 정부, 학계, 기업, 언론, 시민 사회 등이 골고루 포함됐다.

응답자들은 실업과 경기 침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응답했다.

군사적 긴장 증가·빈부 격차 확대가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에서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기후변화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동남아 부국이자 해수면 상승 등에 취약한 섬나라 싱가포르인들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보다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를 더 걱정했다.

아세안의 역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82.6%가 변화하는 정치·경제 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는 느리고 비효율적인 기구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동남아가 강대국들 경쟁의 장이 되고 아세안 국가들이 그들의 대리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에는 전체 응답자 73%가 동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