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0일에 뭉친 음악인들…"이태원에 다시 사랑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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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일대 주점·클럽서 자선 콘서트…웅산밴드·하림 등 출연
"10·29 사태(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많은 분을 추모하고,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고 즐겨오던 이 이태원이 다시 한번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뮤지션이 이렇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 (웅산)
지난해 10월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이태원 참사 이후 꼭 100일째를 맞은 5일, 일대 주점과 클럽들에 국내 유명 음악인들이 집결했다.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지역 상권 부흥을 도모하는 자선 콘서트 '렛 데어 비 러브, 이태원!'(Let There Be Love, Itaewon!)을 위해서다.
행사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펌킨, 와이키키 비치펍, 데이앤나잇, 올댓재즈, 비스트로 멕시 등 지역 점포들에서 열렸다.
재즈 디바 웅산이 이끄는 웅산밴드, 뮤지션 하림, 블루스 뮤지션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유명 음악인들이 대거 힘을 보탰다.
이날 이태원 거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외국인 관광객과 쇼핑을 즐기는 내국인 커플도 종종 눈에 띄는 등 참사 직후보다는 행인이 늘어났지만 과거 북적이던 주말과 비교하면 상권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대로변 상가는 그나마 오가는 사람이 꽤 눈에 띄었지만 과거 맛집이 즐비하던 뒷골목은 음식점 상당수가 영업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가게 문을 닫고 '임대 문의' 팻말을 내건 곳도 있었다.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주점 비스트로 멕시에는 공연 시간 전부터 손님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창가에 마련된 무대를 테이블 십수 개가 둘러싼 가운데 관객 수는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관객들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가도 '상권 회복'이라는 행사 취지에 맞춰 주류나 음식도 주문해 즐겼다.
무대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은 "우리 같은 공연자는 사회에 좋은 일이 많아야 함께 좋은 것 같다"며 "다 같이 즐겨야 하는데, 사회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에서 이런 일(참사)이 생긴 것은 장사하는 분들 잘못이 아닌데, 분위기를 (이전으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분위기를 거꾸로 돌리고자 우리가 먼저 공연을 열어서 여러분이 오게 하려는 게 이 행사의 취지"라고 소개했다.
가수 겸 연주자 하림은 미발표곡 '연어의 노래'로 무대를 시작했다.
그는 "이 노래는 오고 감에 관한 노래라 슬픈 기억이 있는 많은 장소에서 불렀다"며 "세월호 참사 장소에서도 불렀고, (유람선 참사가 발생한) 헝가리 다뉴브강에서도 불렀다.
그만큼 많은 분이 힘들 때마다 부른 노래인데,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참사 사십구재 때도 와서 노래했는데, 당시 '음악이 주는 위안을 위해 얼마나 살아왔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열심히 노래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노래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사람을 흥분시키고 들뜨게 하는 역할보다는 휴식이 되는 노래를 더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태원역에서 좀 떨어진 라이브 카페 올댓재즈에서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재즈 공연이 잇따라 펼쳐졌다.
해가 진 오후 7시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 격으로 등장한 웅산밴드는 대규모 무대가 아닌 재즈 카페의 작은 무대에서 오랜만에 관객과 호흡하며 흥을 마음껏 발산했다.
웅산은 "의미 있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공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예쁜 마음으로 함께하는 공연에 들러 주신 여러분은 멋지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재즈의 중심 올댓재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없어졌다가 부활해 이렇게 많은 뮤지션과 함께해 너무나 감사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여러분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노래하니 더욱 좋다"고 웃었다.
이날 공연을 주최한 '팀 이태원'은 음악인 공연 외에 미술 치료, 예술 작품 벼룩시장, 행위 예술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했다.
수익금 전액은 참사 피해자와 기부 단체에 전달된다고 밝혔다.
팀 이태원 측은 "돌아가신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고, 빛을 잃어가는 이태원에 예전처럼 다시 희망과 사랑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음악과 예술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이태원을 찾은 여찬(25)씨는 "참사 당시 사고를 당하거나 그 일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내 나이대라 공감이 많이 됐다"며 "각자 사정이 있고 저도 바빠서 제대로 추모할 기회가 없었는데, 단순히 슬퍼하고 애도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에 공감이 돼 행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웅산)
지난해 10월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이태원 참사 이후 꼭 100일째를 맞은 5일, 일대 주점과 클럽들에 국내 유명 음악인들이 집결했다.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지역 상권 부흥을 도모하는 자선 콘서트 '렛 데어 비 러브, 이태원!'(Let There Be Love, Itaewon!)을 위해서다.
행사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펌킨, 와이키키 비치펍, 데이앤나잇, 올댓재즈, 비스트로 멕시 등 지역 점포들에서 열렸다.
재즈 디바 웅산이 이끄는 웅산밴드, 뮤지션 하림, 블루스 뮤지션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유명 음악인들이 대거 힘을 보탰다.
이날 이태원 거리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외국인 관광객과 쇼핑을 즐기는 내국인 커플도 종종 눈에 띄는 등 참사 직후보다는 행인이 늘어났지만 과거 북적이던 주말과 비교하면 상권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대로변 상가는 그나마 오가는 사람이 꽤 눈에 띄었지만 과거 맛집이 즐비하던 뒷골목은 음식점 상당수가 영업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가게 문을 닫고 '임대 문의' 팻말을 내건 곳도 있었다.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주점 비스트로 멕시에는 공연 시간 전부터 손님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창가에 마련된 무대를 테이블 십수 개가 둘러싼 가운데 관객 수는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관객들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가도 '상권 회복'이라는 행사 취지에 맞춰 주류나 음식도 주문해 즐겼다.
무대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은 "우리 같은 공연자는 사회에 좋은 일이 많아야 함께 좋은 것 같다"며 "다 같이 즐겨야 하는데, 사회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에서 이런 일(참사)이 생긴 것은 장사하는 분들 잘못이 아닌데, 분위기를 (이전으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분위기를 거꾸로 돌리고자 우리가 먼저 공연을 열어서 여러분이 오게 하려는 게 이 행사의 취지"라고 소개했다.
가수 겸 연주자 하림은 미발표곡 '연어의 노래'로 무대를 시작했다.
그는 "이 노래는 오고 감에 관한 노래라 슬픈 기억이 있는 많은 장소에서 불렀다"며 "세월호 참사 장소에서도 불렀고, (유람선 참사가 발생한) 헝가리 다뉴브강에서도 불렀다.
그만큼 많은 분이 힘들 때마다 부른 노래인데,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참사 사십구재 때도 와서 노래했는데, 당시 '음악이 주는 위안을 위해 얼마나 살아왔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열심히 노래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노래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사람을 흥분시키고 들뜨게 하는 역할보다는 휴식이 되는 노래를 더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태원역에서 좀 떨어진 라이브 카페 올댓재즈에서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재즈 공연이 잇따라 펼쳐졌다.
해가 진 오후 7시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 격으로 등장한 웅산밴드는 대규모 무대가 아닌 재즈 카페의 작은 무대에서 오랜만에 관객과 호흡하며 흥을 마음껏 발산했다.
웅산은 "의미 있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공연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예쁜 마음으로 함께하는 공연에 들러 주신 여러분은 멋지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재즈의 중심 올댓재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없어졌다가 부활해 이렇게 많은 뮤지션과 함께해 너무나 감사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여러분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노래하니 더욱 좋다"고 웃었다.
이날 공연을 주최한 '팀 이태원'은 음악인 공연 외에 미술 치료, 예술 작품 벼룩시장, 행위 예술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했다.
수익금 전액은 참사 피해자와 기부 단체에 전달된다고 밝혔다.
팀 이태원 측은 "돌아가신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고, 빛을 잃어가는 이태원에 예전처럼 다시 희망과 사랑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음악과 예술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이태원을 찾은 여찬(25)씨는 "참사 당시 사고를 당하거나 그 일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내 나이대라 공감이 많이 됐다"며 "각자 사정이 있고 저도 바빠서 제대로 추모할 기회가 없었는데, 단순히 슬퍼하고 애도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에 공감이 돼 행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