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안녕을 비나이다"…제주 송당리 신과세제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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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 하는 일 잘되게, 자손들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계묘년 정월 대보름을 이틀 앞둔 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本鄕堂)에서 신과세제(新過歲祭)가 열렸다.
새해를 맞아 마을을 지키는 신(神)께 감사의 세배를 올리고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요, 가정의 행운을 기원하는 마을제이자 당굿이다.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은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조심스럽게 제단에 올리고 치성을 드렸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인 '차롱'에는 신에게 바치는 술과 밥, 과일, 떡, 생선 등이 담겼다.
코로나19 기간 조심히 치러졌던 신과세제가 올해는 마을주민은 물론 인근마을 주민, 연구자, 언론인, 예술인 등이 모여들며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굿은 양승권·이승순 심방(무당을 뜻하는 제주어)의 주관하에 봉행됐다.
심방은 정해진 제차(第次)에 따라 신을 맞이하고 마을이 생겨난 유래를 담은 송당본풀이를 노래한 뒤 마을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했다.
송당리 본향당은 제주 당(堂)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불린다.
제주에는 마을마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인 '본향신'과 신당인 '본향당'이 있다.
이곳 송당리 본향당에는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망아지를 끌고 제주에 온 농경신(農耕神)이자 여신(女神)인 '금백조'(백주또)가 좌정해 있다.
송당본풀이를 보면 송당리는 백주또가 한라산에서 사냥을 업으로 삼던 수렵·목축신이자 남신(男神)인 '소로소천국'과 결혼해 터를 잡은 곳이다.
이 둘 사이에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이 태어났고, 그 자손들이 뻗어나가 제주 전 지역 마을의 당신(堂神)이 됐다고 전해진다.
송당리가 당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송당리 본향당은 제주의 여러 신당중에서도 4대 당제(堂祭)가 모두 치러지는 드문 곳이다.
송당 본향당의 4대 당제는 음력 1월 13일의 '신과세제'를 시작으로 음력 2월 13일 '영등굿', 음력 7월 13일 '마불림제', 음력 10월 13일 '시만곡대제' 등으로 봉행되며,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됐다.
이 중 정월 13일에 지내는 신과세제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다.
이날 마을 본향당의 보존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호종(81)씨는 "옛날 신자들이 많을 때는 (신과세제할 때 모이는 인원이) 200∼300명 가량 됐는데 지금은 시대가 지나면서 많이 줄어 안타깝다"며 "앞으로 전통을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 전승될 수 있게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순 심방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도민들이 많이 고생했다.
농장 하시는 분들, 회사 다니시는 분들 모두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좀 괜찮아질 것이다.
모든 일이 다 잘 풀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새해를 맞아 마을을 지키는 신(神)께 감사의 세배를 올리고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요, 가정의 행운을 기원하는 마을제이자 당굿이다.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은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조심스럽게 제단에 올리고 치성을 드렸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인 '차롱'에는 신에게 바치는 술과 밥, 과일, 떡, 생선 등이 담겼다.
코로나19 기간 조심히 치러졌던 신과세제가 올해는 마을주민은 물론 인근마을 주민, 연구자, 언론인, 예술인 등이 모여들며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굿은 양승권·이승순 심방(무당을 뜻하는 제주어)의 주관하에 봉행됐다.
심방은 정해진 제차(第次)에 따라 신을 맞이하고 마을이 생겨난 유래를 담은 송당본풀이를 노래한 뒤 마을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했다.
송당리 본향당은 제주 당(堂)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불린다.
제주에는 마을마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인 '본향신'과 신당인 '본향당'이 있다.
이곳 송당리 본향당에는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망아지를 끌고 제주에 온 농경신(農耕神)이자 여신(女神)인 '금백조'(백주또)가 좌정해 있다.
송당본풀이를 보면 송당리는 백주또가 한라산에서 사냥을 업으로 삼던 수렵·목축신이자 남신(男神)인 '소로소천국'과 결혼해 터를 잡은 곳이다.
이 둘 사이에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이 태어났고, 그 자손들이 뻗어나가 제주 전 지역 마을의 당신(堂神)이 됐다고 전해진다.
송당리가 당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송당리 본향당은 제주의 여러 신당중에서도 4대 당제(堂祭)가 모두 치러지는 드문 곳이다.
송당 본향당의 4대 당제는 음력 1월 13일의 '신과세제'를 시작으로 음력 2월 13일 '영등굿', 음력 7월 13일 '마불림제', 음력 10월 13일 '시만곡대제' 등으로 봉행되며,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로 지정됐다.
이 중 정월 13일에 지내는 신과세제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다.
이날 마을 본향당의 보존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호종(81)씨는 "옛날 신자들이 많을 때는 (신과세제할 때 모이는 인원이) 200∼300명 가량 됐는데 지금은 시대가 지나면서 많이 줄어 안타깝다"며 "앞으로 전통을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 전승될 수 있게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순 심방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도민들이 많이 고생했다.
농장 하시는 분들, 회사 다니시는 분들 모두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좀 괜찮아질 것이다.
모든 일이 다 잘 풀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