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솔로몬제도 대사관 재개설 견제…관영지 "정치적 의도"
미국이 남태평양 도서국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하자 중국이 자국을 겨냥한 조치라며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3일 미국의 대사관 재개설 소식을 전하며 "영사 서비스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중국에 맞서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솔로몬 제도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한 데 이어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이자 미국이 관계 강화에 나서는 등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이 솔로몬제도의 정치 및 비즈니스 엘리트들과 교류하면서 솔로몬제도와의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솔로몬제도에서 자리 잡기 전에 조치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대사관 재개설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천훙 화동사범대 호주학센터 교수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솔로몬제도에 살거나 일하는 미국인이 매우 적어 파푸아뉴기니 주재 대사관이면 영사 업무를 담당하기에 충분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때문에 외교관을 파견하는 것이고, 이는 대사관 개설이 지정학적 동기가 있는 조치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남태평양뿐만 아니라 중동, 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미국대사관은 중국과 해당 정부의 협력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리 교수는 그러나 "중국은 충분한 경험이 있다"며 "솔로몬 제도 및 다른 동반자들과 협력할 때 미국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도록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는 지정학적 다툼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국과 태평양 도서국의 관계 발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관련 당사국과 협력해 도서국의 발전을 촉진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할 의사가 없고 지정학적 다툼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