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현대차에 이런 계열사 있었어?…자율주행시대 믿는다면 '이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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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 대신 자동 주문기기가 손님을 맞이합니다. 주문한 음식이 완성되자 자리로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은 요상하게 생긴 로봇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퇴식구에 빈그릇을 놓고 나올 때까지 유일하게 마주친 것은 주방안에 요리를 하는 조리사들이었죠.
지금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공상과학 소설이나 창의력 경진대회 같은 곳에 나왔던 아이디어들이었습니다. 달나라 여행, 드론 전쟁, 인공지능과의 채팅 등 꿈꿔왔던 것들이 현실이 돼고 있는 요즘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자에게 필요한 중요 덕목 중 하나는 '상상력'"이라고 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에서 투자아이디어를 얻어야한다는 것이죠. 단타가 아닌 장기투자를 위해선 기업 분석 능력 뿐 아니라 미래 산업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한다는 얘깁니다. 최근 핫한 '로봇' 관련주들만 봐도 그렇죠. 테마주를 찾아내기 전에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좀더 이른 시점에 로봇 테마를 선점할 수 있었을껍니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물론 테슬라 논란으로 '진짜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긴했지만 상상력에 베팅을 해본다면 주목해야할 종목이 있습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입니다. '현대'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아 현대차그룹 계열사 같긴한데 여전히 생소한 종목으로 여기는 분들도 있을껍니다. 마켓PRO가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세워진 현대차그룹의 IT 전문 서비스 회사입니다. 그룹 주요 계열사 전산시스템통합(SI) 업무를 비롯해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IT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현대차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이유로 상장 당시(2019년 3월) 장중 9만45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었습니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IPO(기업공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렇다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시장에서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죠.
주요 매출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발생합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그 비중은 90%에 달합니다. 현대차그룹 내 회사들의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역할이 주요업무입니다. 2020년만해도 IT 시스템 개발 및 운영 관리를 통한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 100%였습니다.
이후 지난 2021년 현대엠앤소프트, 현대오트론과 합병하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IT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었죠.
자율주행 관련 기업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 차량의 자율주행 Level 3 기능 구현을 위해 특화 개발된 '현대차ADAS 표준SW 플랫폼' 개발 등 현대오토에버가 맡고 있어섭니다.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고정밀지도를 비롯해 각종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게 이 회사의 역할입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3사 합병 초기 900억원 수준이던 차량SW 분기 매출은 작년 4분기 약 1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비중이 18%에 도달한 셈입니다. 김현용 연구원은 "2분기 중 G90 2023년형 모델에 레벨3 자율주행이 적용되며 본격 적인 상용화가 개시될 전망"이라며 "올해 3개 차종을 거쳐 향후 2년내 총 20종 이상의 모델로 확대 적용 계획으로, 2025년이면 모빌진 매출만 3000억원에 도달하고, 내비게이션까지 포함한 전체 차량 SW 연매출은 9000억원에서 1조원 범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는 16만원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자율주행 시대'가 언제 현실화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 미국 증권시장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슬라가 운전자 지원 기능에 불과한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자율주행 장치로 과다하게 홍보한 것과 관련해 머스크의 역할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없는지 SEC가 따져보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머스크에 대한 소송이나 벌금 부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이 때문에 자율주행은 신기루일뿐 불가능한 기술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고속도로 등 제한된 영역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실제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차들과 뒤섞여 사고를 내지 않을 만큼의 기술력이 확보되거나, 사고 시 책임 소재, 보험 적용 등 해결해야할 선결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독일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 최초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차량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네바다주 정부로부터 레벨3 기능인 '드라이브 파일럿' 이용 승인을 획득했다는 겁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을 △레벨1 운전자 보조 △레벨2 부분 자동화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4 고등 자율주행 △레벨5 완전 자율주행 등 5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사고 위험이 큰 레벨3 대신 아예 레벨4를 개발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글로벌 탑티어로 부상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죠.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말을 대신 전합니다. "여러 난제를 딛고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본다면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단기 수익은 보장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 대신 자동 주문기기가 손님을 맞이합니다. 주문한 음식이 완성되자 자리로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은 요상하게 생긴 로봇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퇴식구에 빈그릇을 놓고 나올 때까지 유일하게 마주친 것은 주방안에 요리를 하는 조리사들이었죠.
지금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공상과학 소설이나 창의력 경진대회 같은 곳에 나왔던 아이디어들이었습니다. 달나라 여행, 드론 전쟁, 인공지능과의 채팅 등 꿈꿔왔던 것들이 현실이 돼고 있는 요즘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자에게 필요한 중요 덕목 중 하나는 '상상력'"이라고 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에서 투자아이디어를 얻어야한다는 것이죠. 단타가 아닌 장기투자를 위해선 기업 분석 능력 뿐 아니라 미래 산업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한다는 얘깁니다. 최근 핫한 '로봇' 관련주들만 봐도 그렇죠. 테마주를 찾아내기 전에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좀더 이른 시점에 로봇 테마를 선점할 수 있었을껍니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물론 테슬라 논란으로 '진짜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긴했지만 상상력에 베팅을 해본다면 주목해야할 종목이 있습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입니다. '현대'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아 현대차그룹 계열사 같긴한데 여전히 생소한 종목으로 여기는 분들도 있을껍니다. 마켓PRO가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현대'라는 울타리의 힘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 시장이 'V자' 반등을 이뤄내던 지난 2020년,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던 종목이 있습니다. 코로나 저점(2만4350원)까지 추락했던 주식이 삽시간에 8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던 때였죠. 모든 종목이 그렇듯 승승장구하던 주가는 지난 한 해 주춤했습니다. 그러다 올 들어 20% 넘게 급등하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죠.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세워진 현대차그룹의 IT 전문 서비스 회사입니다. 그룹 주요 계열사 전산시스템통합(SI) 업무를 비롯해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IT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현대차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이유로 상장 당시(2019년 3월) 장중 9만45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었습니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IPO(기업공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렇다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시장에서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죠.
주요 매출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발생합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그 비중은 90%에 달합니다. 현대차그룹 내 회사들의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역할이 주요업무입니다. 2020년만해도 IT 시스템 개발 및 운영 관리를 통한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 100%였습니다.
이후 지난 2021년 현대엠앤소프트, 현대오트론과 합병하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IT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었죠.
자율주행 관련 기업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 차량의 자율주행 Level 3 기능 구현을 위해 특화 개발된 '현대차ADAS 표준SW 플랫폼' 개발 등 현대오토에버가 맡고 있어섭니다.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고정밀지도를 비롯해 각종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게 이 회사의 역할입니다.
자율주행시대를 믿는다면...
최근 목표주가가 높아진 이유는 전 사업군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입니다. 현대오토에버의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342억, 5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 121% 급증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서프라이즈' 실적이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6.9%에 달합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I의 경우 그룹사 ERP 시스템, 새만금 고속자율주행 평가시스템 구축 등 프로젝트 수주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ITO는 미주법인 카클라우드 증설 인프라 공급이 긍정적"이라며 "차량SW 부문도 고성장을 이어갔는데 자율주행 프로젝트 완료에 따른 전장SW 매출 인식도 실적 성장의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고성장하고 있는 차량SW 부문이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는 점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는(CIO) "4분기 실적을 통해 차량용 SW 전문 계열사라는 점이 다시금 재인식시켜줬다"며 "향후 성장성 더욱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IT업계의 DNA를 지니고 있는 현대오토에버는 향후 현대차, 기아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를 Captive 물량으로 가져가게 될 것"이라며 "게다가 차량용 SW 부문의 매출 성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Mobilgene의 확대 적용에 기인한 중장기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 역시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습니다.현대차증권에 따르면 3사 합병 초기 900억원 수준이던 차량SW 분기 매출은 작년 4분기 약 1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비중이 18%에 도달한 셈입니다. 김현용 연구원은 "2분기 중 G90 2023년형 모델에 레벨3 자율주행이 적용되며 본격 적인 상용화가 개시될 전망"이라며 "올해 3개 차종을 거쳐 향후 2년내 총 20종 이상의 모델로 확대 적용 계획으로, 2025년이면 모빌진 매출만 3000억원에 도달하고, 내비게이션까지 포함한 전체 차량 SW 연매출은 9000억원에서 1조원 범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는 16만원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자율주행 시대'가 언제 현실화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 미국 증권시장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슬라가 운전자 지원 기능에 불과한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자율주행 장치로 과다하게 홍보한 것과 관련해 머스크의 역할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없는지 SEC가 따져보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머스크에 대한 소송이나 벌금 부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이 때문에 자율주행은 신기루일뿐 불가능한 기술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고속도로 등 제한된 영역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실제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차들과 뒤섞여 사고를 내지 않을 만큼의 기술력이 확보되거나, 사고 시 책임 소재, 보험 적용 등 해결해야할 선결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독일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 최초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차량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네바다주 정부로부터 레벨3 기능인 '드라이브 파일럿' 이용 승인을 획득했다는 겁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을 △레벨1 운전자 보조 △레벨2 부분 자동화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4 고등 자율주행 △레벨5 완전 자율주행 등 5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사고 위험이 큰 레벨3 대신 아예 레벨4를 개발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글로벌 탑티어로 부상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죠. 한 자산운용사 대표의 말을 대신 전합니다. "여러 난제를 딛고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본다면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단기 수익은 보장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