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음력·절기력에 따라 제각각…사주명리학에서는 '입춘 이후'
토끼띠 해 시작은 언제?…띠 동물 적용 시점 통일 안 되나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 언제부터 토끼해가 시작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이가 적지 않다.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등으로 들쭉날쭉하던 나이 표기법이 오는 6월부터 사법(私法)관계와 행정 분야에서 '만(滿) 나이'로 통일되듯이 띠 동물 적용 시점도 통일할 수 없을까.

지금으로서는 띠 동물 적용 시점이 대략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양력 1월 1일부터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새해 새 달력 첫 장에 한자와 병기돼 큼지막하게 표시돼 있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러나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상당수는 설인 음력 1월 1일부터 띠 동물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반면 사주명리학에서는 입춘을 새해가 시작하는 날로 본다.

명리학은 양력이나 음력이 아닌 24절기를 기준으로 하는 절기력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고대 중국에서는 동지를 새해가 시작되는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올해 언제부터 계묘년 토끼띠가 시작하는지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다.

나이 표기법처럼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다 보니 무슨 띠면 어떠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도 민간에서 띠 동물을 꽤 중요하게 취급하는 게 현실이다.

황금돼지띠니, 백말띠니 해서 출산 규모에까지 영향을 끼친 게 바로 몇 년 전 얘기다.

이러다 보니 띠 동물도 나이 표기법처럼 통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71년 1월생이라는 김모(52·대구시)씨는 1일 "친구들은 대부분 70년 개띠인데 나는 입춘 전에 태어나 개띠인지 돼지띠인지 잘 모르겠다"며 "예전에 3월이었던 취학 기준 월이 1월로 바뀌었듯이 띠 동물 적용 시점도 통일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띠 동물에 관한 시각이 시대와 사회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문화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띠 동물의 해가 언제 시작하는지는 사람들이 각자 정하기 나름이라고 본다"며 "띠 동물의 긍정적인 특성을 삶에 투영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