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팅닷컴] 경제 연착륙은 가능할까, 신화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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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ce Roberts (랜스 로버츠)(2023년 1월 29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프라이빗 뱅킹 및 투자 관리에서 프라이빗 및 벤처 캐피털에 이르기까지 25년 이상 투자 세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입니다.
월가에서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고 투자자들은 경제 연착륙을 희망하고 있다.
1980년대 이래 가장 공격적인 연준의 금리인상, 양적긴축을 통한 대차대조표 축소, 1970년대 이래 가장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연준의 신화(Myth)에 불과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연착륙 시나리오의 경제학적 정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 연착륙(soft landing)은 경제성장이 경기순환적으로 둔화되는 것이며 경기침체를 피해서 나타난다. 연착륙은 심각한 경기하락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과열된 경제를 중단시키기에 충분한 금리인상 정책을 펴고자 하는 중앙은행의 목표다.” (출처: Investopedia)
‘연착륙’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에 월가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가 되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1994년~1995년의 연착륙을 설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연준은 1984년과 2018년의 연착륙도 설계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연준은 연착륙 시기(주황색 영역)에 금리를 인상했다.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서는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경기침체(경착륙)는 인플레이션이 5% 이상에서 정점을 찍었을 때 나타났다는 점이다. 해당되는 연도는 1948, 1951, 1970, 1974, 1980, 1990 및 2008년이다. 그리고 2022년 내내 인플레이션은 5% 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었다. 또한 연착륙의 기술적 정의는 “경기침체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연준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위기 이벤트를 포함한다면 과거 데이터는 더 안 좋게 나타난다.
고통 없는 연착륙은 없다
연준은 70년대 후반 폴 볼커(Paul Volcker) 의장의 리더십 아래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이후에는 금융시장과 경제의 반복되는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만들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연착륙을 달성했던 시기는 총 3번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당 시기에 금융시장의 고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발생한 “위기 이벤트”가 추가된다.
1984년, 콘티넨탈 일리노이 은행(Continental Illinois National Bank and Trust Company)은 파산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는 막대한 구제금융을 지원했고 이때부터 미국판 대마불사, 즉 “대형은행은 도산하지 않는다”(too big to fail)는 말이 생겨났다. 당시 콘티넨탈 은행은 미국 7위 그리고 중서부 지역 최대 규모 은행이었으며 약 4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콘티넨탈 은행의 위기는 다른 대형은행들은 파산 위기에서 어떤 처방을 받게 될지에 대해 중요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콘티넨탈 은행은 1982년 및 1983년에 재무제표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나, 1984년에는 갑자기 부실대출 규모가 4억 달러에서 23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1984년 5월 10일, 콘티넨탈 은행 파산설이 돌기 시작했고 채권자들은 은행으로 달려갔다. 많은 요소가 위기에 선행했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비용 증가는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1994년에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또 다른 위기 이벤트가 발생한다. 1994년 채권시장 위기, 이른바 ‘채권시장의 대학살’(Great Bond Massacre)은 선진국 전반에서 채권가격이 급락했던 때를 말한다. 위기는 일본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퍼졌고 곧 전 세계가 영향을 받았다. 1991년 경기침체 이후 연준이 사상 최저치로 금리를 떨어뜨리면서 전조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1994년에는 금리인상 그리고 상대적인 채권시장 스프레드 변동성 상승으로 채권금리가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대규모 채권 및 채무펀드 매도세가 나타났다. 채권가격 급락은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응하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1조 5천억 달러 증발되었고, 이는 1927년 이래 채권투자자들이 겪은 최악의 금융 이벤트로 기록된다.
2018년 역시 금리인상 사이클로 인해 고통이 나타났다. 2018년 9월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립금리에 전혀 근접하지 않다”며 금리인상 지속을 약속했다. 물론 12월에 시장이 20% 하락하자 어조가 바뀌었지만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타격을 입힌 후였다. 2019년 7월까지 연준은 금리를 0%까지 인하하고 대규모 통화 개입을 통해 헤지펀드에 대한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동시에 9월에는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경고음이 울렸다. 그리고 2022년 3월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금리인상의 문제는 언제나 지연효과(lag effect)에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장 타격을 입히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높은 금리에 대한 저항은 경제 또는 금융시장의 강도에 따라 기대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지만, 결국 피해는 나타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착륙은 결국 대부분의 파괴적인 금융적 결과를 제외하고 바라보는 현실에 불과하다.
연준의 정책은 타격을 입힐 것
연준의 정책은 분명 타격을 입힐 것이다. 단지 어떤 부분이 타격을 입을지가 문제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연준의 금리인상 캠페인 속에서 잘 버텨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팬데믹 기간의 대규모 부양책 덕분이었다. 직접적으로 가정에 지원된 부양책은 “저축” 급등으로 이어졌고 소매판매로 대표되는 인위적인 수요를 창출시켰다. 앞으로 2년 동안 과도했던 유동성 “급증”은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며, 이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리스크가 된다. 결과적으로 약 12개월 동안 저축률 복귀가 지연될 것이고, 이러한 “지연효과”는 통화정책의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자금 유입은 이미 흐름이 뒤집혔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고, 경제 하락은 타격을 입을 리스크를 높인다. 더욱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다음 통화정책의 과제는 디스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된다.
연준은 시간과 경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수요의 전환일 것이다. 경기침체는 공급과 수요가 재조정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인 경우가 많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약속했지만 인플레이션은 결국 스스로를 치유할 것이다. 위의 인플레이션 차트는 “높은 물가에 대한 해결책은 높은 물가 그 자체”라는 점을 보여 준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일시적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또한 경기침체가 시작되면 금리가 0%일 수는 없다는 점도 알고 있다. 연준은 경제가 무너지기 전에 최대한 많이 금리를 인상하는 중이다. 그리고 경기침체에 맞서는 연준의 근본적인 유일한 수단은 경제활동을 자극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최근 파월 의장의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은 통화정책 변경으로 인한 지연효과에 대한 경고로 가득했다. 또한 당장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연효과”가 연준을 따라잡으면, 연준 피벗은 많은 투자자들이 지금 희망하는 것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연착륙이 다가오고 있는지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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