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나노 전쟁' 점입가경…TSMC·삼성 경쟁에 美日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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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텔·日라피더스 가세 각축전…한국·대만·미국·일본 파운드리 '4각경쟁'
'2나노' 양산 목표 속속 공언…시장구도 지각변동 예고 반도체 업계에서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이하 기술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벌이던 경쟁에 미국 인텔이 가세한 데 이어 최근 일본 라피더스가 '참전'을 선언하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 '반도체 부활' 노리는 일본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양산에 들어간 공정을 기준으로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다.
3나노 반도체 양산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시작했으며, 이어 TSMC가 작년 12월에 돌입했다.
그리고 2나노 이하 기술 선점을 위한 개발 경쟁에는 삼성전자와 TSMC뿐 아니라 현재 7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도 뛰어들었다.
'2나노 경쟁'이 최근 새삼 주목받은 계기는 일본 신생 업체의 도전장이다.
일본 8개 대기업의 출자로 작년 하반기 설립된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는 2027년까지 2나노 공정을 개발해 반도체 칩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나노 시제품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이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 양산이 가능한 최신 공정은 40나노에 멈춰 있다.
40나노는 TSMC가 15년 전인 2008년에 도입한 공정이다.
1980년대에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일본 반도체 산업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한국과 대만에 밀려 쇠락했다.
뒤처진 일본 반도체의 부활을 위해 전략적으로 탄생한 회사가 라피더스다.
라피더스는 10년간 5조엔(약 4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에 앞장서고 있다.
◇ '2나노 양산' 삼성·TSMC 2025년, 인텔 2024년 목표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작년 10월 발표했다.
당시 TSMC도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고 알려졌으나 구체적 시기를 밝힌 양산 로드맵은 삼성전자가 먼저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TSMC를 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도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라인도 1개에서 2개로 늘리기로 했다.
TSMC 역시 2나노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생산을 목표로 대만 북부 신주 지역에 2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이어 이르면 2026년 1나노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시범 생산, 2028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TSMC는 글로벌 생산 거점도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와 일본 구마모토현에 각각 공장을 짓고 있으며, 독일 드레스덴 공장 건설도 협의 중이다.
인텔은 수십 년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업계 선두를 지키다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주도권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줬다.
그러던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하고서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00억달러(약 24조7천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하이오주에도 200억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로 했다.
◇ "2027년 대만-한국-미국-일본 경쟁 구도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작년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1%로 압도적 1위이며 이어 삼성전자가 15.5%로 2위다.
미국과 일본 업체의 잇따른 출사표는 이 같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미래전략산업 브리프'에서 현재 대만과 한국이 경쟁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2025년께 대만-한국-미국 구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7년 이후에는 일본도 가세해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대만-한국-미국-일본 '4강'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강점인 반도체 제조 분야에 미국과 일본의 진입이 가시화하고 있어 세계 파운드리 경쟁구조 변화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시스템반도체는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메모리 분야 강점을 토대로 수요에 기반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산학 연계 및 협력 활성화를 통한 파운드리 성장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나노' 양산 목표 속속 공언…시장구도 지각변동 예고 반도체 업계에서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이하 기술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벌이던 경쟁에 미국 인텔이 가세한 데 이어 최근 일본 라피더스가 '참전'을 선언하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 '반도체 부활' 노리는 일본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양산에 들어간 공정을 기준으로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다.
3나노 반도체 양산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시작했으며, 이어 TSMC가 작년 12월에 돌입했다.
그리고 2나노 이하 기술 선점을 위한 개발 경쟁에는 삼성전자와 TSMC뿐 아니라 현재 7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도 뛰어들었다.
'2나노 경쟁'이 최근 새삼 주목받은 계기는 일본 신생 업체의 도전장이다.
일본 8개 대기업의 출자로 작년 하반기 설립된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는 2027년까지 2나노 공정을 개발해 반도체 칩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나노 시제품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이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 양산이 가능한 최신 공정은 40나노에 멈춰 있다.
40나노는 TSMC가 15년 전인 2008년에 도입한 공정이다.
1980년대에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일본 반도체 산업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한국과 대만에 밀려 쇠락했다.
뒤처진 일본 반도체의 부활을 위해 전략적으로 탄생한 회사가 라피더스다.
라피더스는 10년간 5조엔(약 4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에 앞장서고 있다.
◇ '2나노 양산' 삼성·TSMC 2025년, 인텔 2024년 목표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작년 10월 발표했다.
당시 TSMC도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고 알려졌으나 구체적 시기를 밝힌 양산 로드맵은 삼성전자가 먼저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TSMC를 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도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라인도 1개에서 2개로 늘리기로 했다.
TSMC 역시 2나노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생산을 목표로 대만 북부 신주 지역에 2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이어 이르면 2026년 1나노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시범 생산, 2028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TSMC는 글로벌 생산 거점도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와 일본 구마모토현에 각각 공장을 짓고 있으며, 독일 드레스덴 공장 건설도 협의 중이다.
인텔은 수십 년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업계 선두를 지키다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주도권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줬다.
그러던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하고서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00억달러(약 24조7천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하이오주에도 200억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로 했다.
◇ "2027년 대만-한국-미국-일본 경쟁 구도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작년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1%로 압도적 1위이며 이어 삼성전자가 15.5%로 2위다.
미국과 일본 업체의 잇따른 출사표는 이 같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미래전략산업 브리프'에서 현재 대만과 한국이 경쟁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2025년께 대만-한국-미국 구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7년 이후에는 일본도 가세해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대만-한국-미국-일본 '4강'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강점인 반도체 제조 분야에 미국과 일본의 진입이 가시화하고 있어 세계 파운드리 경쟁구조 변화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시스템반도체는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메모리 분야 강점을 토대로 수요에 기반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산학 연계 및 협력 활성화를 통한 파운드리 성장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