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패러랠유전펀드의 환매 연기 안건, 정족수 미달로 불발
한국패러랠펀드의 펀드 만기 시점을 2년 연장하려는 임시 주주총회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불발됐다. 한국패러랠은 원유가격과 유전 매장량 분석 실패로 투자기간인 10년간 오히려 큰 원금 손실이 발생한 펀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이날 3월 만기가 되는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의 만기를 2년 연장하기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의결 정족수 25%를 채우지 못해 안건은 부결됐다. 한투리얼에셋측은 2주뒤 다시 주주총회를 열어 만기 연장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보유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 유전 지분을 매각해 대금을 마련하고, 또 무역보험공사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투리얼에셋은 현재 펀드 보유 자산을 매각하기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 조건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험금 규모 등에 의해 환매 시점 원금 손실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시간을 끈다고 해서 더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2년간 추가로 내야할 운용 수수료 등으로 오히려 원금 손실만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임시 주총 직전 이뤄진 개인투자자 모임에서도 부결을 관철시키자는 뜻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투리얼에셋측은 기관투자자들이 만기 시점 연장에 동의하고 있는만큼, 안건의 최종 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부결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어, 아직까지 부결이 될 상황을 가정한 계획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실제 2주뒤에도 최종적으로 안건이 부결되면 운용사측이 투자자들에게 남은 펀드 투자금을 즉시 환매해줘야 하지만, 실제로 즉각적인 환매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돌려줄 자금이 필요하지만, 매각과 보험금 수령이 당장 이뤄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펀드 만기안건이 부결됐음에도 환매가 연기된다면, 개인투자자와 운용사간의 갈등이 더 심화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공식적인 환매연기냐 비공식적인 환매연기냐의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